춘추전국시대 맞은 국내 OTT 시장 2년 새 급성장… 콘텐츠 확보·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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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신문과 방송 2017. 02 국가 간 전파 월경(Spill Over) 개념을 아직까지 고수하는 중국과 북한을 제외하고 전 세계의 이용자 거의 대부분은 인터넷만 된다면 나라와 나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향유하고 싶은 동영상 콘텐츠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용자 선택의 물리적·시간적 자율성이 높아진 것이다. 유동하는 이용자를 잡기 위한 플랫폼 간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미디어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이용자 데이터 알고리즘 활용으로 급성장해 온 ‘FANG’이 인터넷 IT 기반 기업인 반면 우리나라 OTT 서비스 주요 참여자는 전통적인 방송 채널 사업자와 통신 사업자들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 OTT 서비스 태동기를 이끈 1세대 업체들은 서비스 전면 개편으로 전환기를 모색하는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6년도 방송 시장 경쟁 상황 평가>에 따르면 처음 조사된 국내 OTT 동영상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3,178억 원으로 2014년과 비교해 2배 성장했고, 2016년은 약 4,884억 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2년 사이 성장 규모는 약 2배(53.7% 성장률)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또한 유료방송 VOD 이용자 상당수가 OTT 서비스를 동시에 이른바 4대 고실적 테크(High-Performing Tech) 기업 ‘FANG(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의 주가는 새해 들어서도 상승세로 출발하고 있다. 이들은 2017년 포부를 밝히면서 미디어 기업으로서의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1월 11일 저널리즘 정책 발표를 통해 극구 부인해 오던 자신들의 미디어 DNA를 인정하고 언론사를 비롯한 미디어 생태계와 협업할 것을 선언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지난해 말 세계 200여 개국에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국내에도 상륙, 커머스와 엔터테인먼트 결합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유료 구독 기반 서비스 ‘유튜브 레드’를 본격 서비스하면서 인터넷 동영상 최강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상황이다. 범용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동영상 서비스를 OTT(Over The Top)로 정의한다면 이들은 명백히 OTT 서비스 기업 또는 OTT 콘텐츠 공급자(OTT Content Provider)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서 국경의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과거 방송의 최선영 이화여대 에코크리에이티브협동과정 대학원 특임교수 춘추전국시대 맞은 국내 OTT 시장 2년 새 급성장… 콘텐츠 확보·단순 요금 체계는 과제 언론현장 재탄생하고 있는 국내 1세대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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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7. 02

국가 간 전파 월경(Spill Over) 개념을 아직까지

고수하는 중국과 북한을 제외하고 전 세계의 이용자

거의 대부분은 인터넷만 된다면 나라와 나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향유하고 싶은 동영상 콘텐츠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용자 선택의 물리적·시간적

자율성이 높아진 것이다. 유동하는 이용자를 잡기

위한 플랫폼 간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미디어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이용자

데이터 알고리즘 활용으로 급성장해 온 ‘FANG’이

인터넷 IT 기반 기업인 반면 우리나라 OTT 서비스

주요 참여자는 전통적인 방송 채널 사업자와 통신

사업자들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 OTT 서비스

태동기를 이끈 1세대 업체들은 서비스 전면 개편으로

전환기를 모색하는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6년도 방송 시장 경쟁 상황

평가>에 따르면 처음 조사된 국내 OTT 동영상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3,178억 원으로

2014년과 비교해 2배 성장했고, 2016년은 약

4,884억 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2년 사이 성장 규모는 약 2배(53.7% 성장률)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또한 유료방송

VOD 이용자 상당수가 OTT 서비스를 동시에

이른바 4대 고실적 테크(High-Performing

Tech) 기업 ‘FANG(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의 주가는 새해 들어서도 상승세로 출발하고

있다. 이들은 2017년 포부를 밝히면서 미디어

기업으로서의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1월 11일 저널리즘 정책 발표를 통해 극구 부인해

오던 자신들의 미디어 DNA를 인정하고 언론사를

비롯한 미디어 생태계와 협업할 것을 선언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지난해 말 세계 200여

개국에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국내에도 상륙,

커머스와 엔터테인먼트 결합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유료 구독 기반 서비스

‘유튜브 레드’를 본격 서비스하면서 인터넷 동영상

최강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상황이다. 범용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동영상 서비스를 OTT(Over

The Top)로 정의한다면 이들은 명백히 OTT 서비스

기업 또는 OTT 콘텐츠 공급자(OTT Content

Provider)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서

국경의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과거 방송의

최선영 / 이화여대 에코크리에이티브협동과정 대학원 특임교수

춘추전국시대 맞은 국내 OTT 시장

2년 새 급성장…콘텐츠 확보·단순 요금 체계는 과제

언론현장

재탄생하고 있는

국내 1세대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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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국내 OTT VOD 서비스에 대한 인식 부정 보통 긍정

<출처-<2016년도 방송 시장 경쟁 상황 평가 요약 보고서>, 2016, 방송통신위원회.>

주) BASE: 유료 사용자는 450명, 무료 사용자는 306명임.

* OTT VOD 서비스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OTT 서비스가 콘텐츠 다양성, 가격경쟁력, 품질에서 유료방송서비스의 VOD와 큰 격차가 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편리성에서는 가격과 편리성은 무료

OTT 서비스일 때 훨씬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방송서비스의 VOD 콘텐츠가 OTT의 VOD

콘텐츠보다 다양하고 수량도 많다

유료방송서비스의 VOD가 OTT의 VOD보다

비용 측면에서 저렴하다

유료VOD 사용

무료VOD 사용

유료방송서비스의 VOD는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OTT의 VOD보다 우수하다

유료VOD 사용

무료VOD 사용

유료방송서비스의 VOD가 OTT의 VOD보다

품질(화질이나 음질 등)이 우수하다

유료VOD 사용

무료VOD 사용

유료방송서비스의 VOD가 OTT의 VOD보다

사용이 편리하다

유료VOD 사용

무료VOD 사용

0%

15.8

25.5

6.4

9.5

20.7

31.7

39.1

39.6

34.9

38.4

38.0

49.7

44.8

43.8

47.8

39.8

59.6

55.1

46.2

24.8

45.8

5.6

8.5 33.0 58.5

24.5

13.1유료VOD 사용

무료VOD 사용

15.7 43.1 41.2

100%50%

이용하고 있고,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이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1]

현재 국내 OTT 서비스 사업의 주요 참여자는 지상파

및 유료방송 사업자, 이동통신사, 인터넷 동영상

사업자 등이다. 옥수수, 티빙, 푹이 대표적이다.

이용자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IT 스타트업 형태의

‘왓챠플레이(WATCHAPLAY)’도 선전 중이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사이트 동영상 서비스와

아프리카TV나 페이스북, 유튜브도 영향력이 큰 OTT

서비스라 할 수 있다.[그림2]

그림2 국내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 앱 비교

<출처-와이즈앱 방송영화 App 비교 분석 보고서 http://www.wiseapp.co.kr/report/detail/517/>

*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2016년 9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8개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 앱

비교 결과 지상파 콘텐츠를 주력 서비스하는 푹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

나 2017년 1월 현재 옥수수, 푹, 티빙, 왓챠플레이 순으로 이용 순위가 뒤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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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7. 02

새해 들어 눈에 띄는 것은 OTT 서비스 강화에

나선 방송 사업자들의 움직임이다. 2012년 인터넷

실시간 방송 및 VOD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한

지상파 방송사 콘텐츠 연합 플랫폼 푹은 2016년

유료 가입자 50만을 돌파했고 올 1월까지 가입자는

53만 명으로 예상된다. “TV 그 이상, 대한민국 대표

앱TV”를 표방하는 푹은 현재 65개 채널 실시간

방송과 약 20만 개의 VOD, 5,000여 편의 최신

국내외 영화를 제공하고 있다. 광고 없는 시청, 5M

풀(Full) HD 초고화질 서비스, 빠른 콘텐츠 업데이트

등이 특징이다. 특히 특정 장소에 장시간 머무르는

고객과 매장을 대상으로 만든 B2B 상품 ‘푹존’이나

가전 사업자들과의 업무 제휴를 통한 서비스 확대는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콘텐츠 소유권과 저작권,

이용권 문제와 매년 지속되는 적자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옥수수는 Btv 모바일과 호핀

(hoppin)을 통합한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다. 옥수수

홈페이지는 “옥수수 알처럼 다양한 콘텐츠, 한 알

한 알 살아 있는 색다른 채널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모바일 동영상이 중심인 서비스로 97개

실시간 채널 서비스, 개인화 홈 및 TV 가로 모드

제공,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 등이 특징이다. 모바일

앱에서의 가독성이나 이용성도 여타 앱보다 쉽고

편하다. 무엇보다 통신사라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OTT 서비스 대부분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되기

때문에 통신사 계열 OTT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트래픽 발생에 대한 원가 부담이 적을 수밖에 없다.

가입자에게 저렴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그러나 이 때문에 다른

실시간TV, 방송VOD, 해외드라마, 애니메이션 키즈를 시청할 수 있는 푹존.

<사진 출처-푹존 홈페이지 캡처>

옥수수 알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옥수수는 쉽고 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사진 출처-옥수수 홈페이지 캡처>

tvN, Mnet, 온스타일 등 CJ계열의 채널을 무료로 즐기는 티빙. <사진 출처-티빙 홈페이지 캡처> 월정액 4,900원의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인 왓챠플레이. <사진 출처-왓챠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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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 가입자에게는 배타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다.

2010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출발한 국내 OTT

서비스 시조새 격인 티빙은 ‘올뉴(all new) 티빙’으로

리뉴얼을 단행했다. CJ헬로비전에서 운영하던

티빙은 CJ헬로비전과 SK텔레콤 합병 추진 과정에서

계열사인 CJ E&M으로 운영이 넘어온 상태로 1월

초 실시간 TV 채널을 무료로 전환했다. 별도 비용

지불 없이 tvN, Mnet, 온스타일, 투니버스 등 CJ

계열 채널을 포함, 153개 채널을 무료 시청할 수

있다. 한편 CJ헬로비전은 티빙뿐 아니라 국내외

OTT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새로운 동글형 스틱을

내놓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새로운 티빙을 며칠

동안 이용해본 느낌은 UI(User Interface) 자체는

넷플릭스와 상당히 비슷하지만 UI 구성과 가독성,

광고 배치, 중복 광고 시청, 복잡한 과금 체계가 이전

서비스와 다르지 않았다.

스타트업 기업으로 론칭한 왓챠플레이는 월정액

VOD 스트리밍 서비스로 넷플릭스와 가장 유사한

형태의 OTT 서비스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에서 ‘2016 올해의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2016년 말 기준 100억 원에 가까운 투자를 유치해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검색 엔진 ‘왓챠’를

통해 충분한 베타 서비스를 한 후 지난해 5월 모바일

앱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현재 국내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중이며 유료 가입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편리한 이용 프로세스와 직관적인 UI, 검색 및

추천 서비스, 월정액 4,900원의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다. 국내 OTT 서비스들이 복잡한 과금

체계를 갖고 있는 것에 비해 큰 장점이다. 최근에는

고화질 스트리밍과 멀티디바이스 지원 서비스를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크롬캐스트 지원

기능을 추가해 스마트TV와 셋톱박스에도 탑재할

예정이라고 한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의 업무

제휴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인데, 신규 스타트업

이라는 점에서 콘텐츠 확보가 관건일 수밖에 없다.

이 밖에도 유료방송사업자인 딜라이브가 넷플릭스와

함께 ‘딜라이브 플러스’ 셋톱을 출시한 이후 조직

개편을 통해 OTT 본부로 승격해 더욱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내 OTT 서비스 사업자들의

재탄생을 지켜보면서

다음의 몇 가지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OTT 서비스는 너무 빠른

속도로 일상 속에 스며들어 기존의 미디어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정책적 규제

및 진흥 대상으로서의 지위 설정 문제다. 최근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무료 실시간 시청을 기본

서비스로 제공하면서 OTT 서비스를 ‘보편적

방송’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국내 OTT 서비스

관련 이슈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이

최근 2년 사이 약 2배 성장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유료방송 VOD 이용자 상당수가

OTT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고 있고,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이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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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7. 02

정책 대상으로서의 OTT사업자 및 서비스에 대한

단위의 획정과 기준이 필요하다. 급성장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도가 반영하지 못함에 따른

문제도 많고, 단순히 유료방송 시장 사업자로

구분해서는 현실 미디어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

해마다 <미국 영상 시장의 경쟁과 다양성에 관한

연차보고서(Annual Assessment of the Status of

Competition in the Market for the Delivery of

Video Programming)>를 발행하고 있는 FCC는

17차 보고서에서 MVPDs(Multichannel Video

Programming Distributors), 방송사업자(Broadcast

Television Stations), 온라인 동영상 공급자인

OVDs(Online Video Distributors) 등의 사업자

구획을 통해 OTT 콘텐츠와 서비스가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정의 내리고 있음을 참조할 만하다.

둘째, OTT가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한 플랫폼 운영 전략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모바일 이용자 경험은 직관성과 편의성이

중요하다. 이용자들은 빨리, 편하게 즉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것을 찾는다. 검색을 통해 콘텐츠를

고르기도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번거로운 절차 없이 시각적인 장애물 없이 보는 것을

선호한다. 고화질 서비스가 익숙해진 이용자에게

기술적 품질도 고려 대상이다. 모바일에서는

접근하기 쉬운 사용자 UI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그림3]

셋째,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와 제작, 개발의 문제다.

가장 중요한 문제다. 콘텐츠는 여전히 왕이기

때문이다.

넷째, 과금 체계의 문제다. 현재 국내 OTT 서비스

대부분은 유료방송 요금 체계의 과금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너무 다양한 요금 체계는 복잡성을

증가시켜 선택의 어려움을 배가시킨다.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5개 이상의 선택지가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결정 장애에 빠진다고 지적하며 2~4가지

선택지로 압축할 때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광고 문제다. 기존 방송 사업자 모델인

광고주 플랫폼의 성격이 짙은 경우 이용요금을

지불하고도 광고를 봐야 하는 ‘이중 지불’의 모순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이미 본 광고를 반복 시청할

경우 광고효과는 부정적이 될 수밖에 없다. 월정액

이용자에게 광고 시청은 탈퇴라는 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넷플릭스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꼭 1년이 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넷플릭스

글로벌 가입자는 약 320만 명 증가했고 주가는

134% 상승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맞았다. 국내 가입자

수는 업계 추산 약 6만 명이라는 소문이 돈다.

전 세계 유료 가입자 증가 추세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지만,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을 부가가치가

그림3 스마트폰 이용 방송 시청 현황

<출처-방송통신위원회, 2015년 방송매체 이용 행태 조사 연구 보고서, 2016.1.>

* 스마트폰을 이용한 동영상 시청은 전 세대에 걸쳐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집 안에서의 시청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OTT 서비스의 성장세는 이러한 이용

현상과 관련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1년,

생각해 볼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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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방송통신위원회, <2016년도 방송 시장 경쟁 상황 평가 보고서>

• 푹, 옥수수, 티빙, 왓챠플레이 홈페이지

• FCC (May 6, 2016). Annual Assessment of the Status

of Competition in the Market for the Delivery of Video

Programming [Seventeenth Report; MB Docket No. 15-

158; DA 16-510] (PDF) (Report). Washington, DC: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FCC). pp. 4417~4587.

Retrieved December 26, 2016.

높은 트렌디한 콘텐츠 제작 국가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이어 새해 오리지널

콘텐츠로 천계영 작가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의

드라마화가 결정됐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 기계 번역

자막 서비스를 통해 우리나라 웹툰이 소개되면서

웹툰이라는 오리지널 원재료를 한류 콘텐츠로

키우고자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구독자 유인

전략으로 꽤 괜찮아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문화적

장벽을 해소할 콘텐츠가 충분치 않은 넷플릭스에

한국 친화적 콘텐츠는 한류 충성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의 이용자에게 효용성이 높을

것이다. 또한 국내 제작진은 높은 제작비와 글로벌

유통 배급에 만족할 것이고, 넷플릭스는 한류 팬들을

만족시킬 만한 드라마 시리즈를 갖게 될 것이다.

1년간 한국에 서비스된 넷플릭스를 이용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거대한

성공 신화를 좇기보다 실제 이용자의 행동과 동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첫째, 오리지널 콘텐츠가 신규

가입자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화제성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독점 서비스되면 반드시

넷플릭스를 통해 봐야 했다. 필자 또한 ‘나르코스’

시즌 2 때문에 유료 구독을 기꺼이 지속했다.

둘째, 한번 보고 나면 나보다 더 내 취향을 잘

파악하는 추천 서비스로 인해 구독 해지가 어렵다.

빠져나오려고 해도 UI에서 계속 매력적인 콘텐츠를

추천해 준다.

셋째, 넷플릭스가 모든 것을 대체하지는 않았다.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에 우리나라 OTT 서비스를

하나 더 봐야 했다. 모든 것은 넷플릭스로 통하지

않는다. 즉 완벽하게 모든 것을 담는 OTT 서비스는

아직 없다.

마지막으로, 광고. 넷플릭스는 구독료 기반의

광고 없는 플랫폼이다. 그런데 정말 광고가 없는

것일까? 아니다.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천의무봉, 즉

솔기를 어떻게 바느질했는지 잘 안 보이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Branded Entertainment)로서의

콘텐츠 기획이 숨어 있었다. 예컨대 ‘하우스 오브

카드’의 프랭크 언더우드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콘솔 게임을 한다. 명백한 PPL인데 언더우드라는

괴팍한 주인공의 성격과 스토리 설정이 너무 잘

맞아서 소니가 협찬했다는 사실을 잘 느끼지 못했다.

고가의 헬스 기구인 로윙 머신 ‘워터로워(Water

-rower)’도 언더우드의 성격과 스토리에 잘 스며

들었다. 비가시성 광고(Invisible Ad) 콘텐츠 기획이

플랫폼에서 ‘명백한 광고’를 사라지게 한 것이다.

올해 이용자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시청 선택권과

향유의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이용자 중심의 새로운

OTT 서비스 생태계를 맞이하며 이용자 담론의

활성화도 기대한다. 콘텐츠 선택의 확장이 시청자

복지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보편적 서비스로서의

OTT는 어떠한 사회적 함의를 지니는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미지의 미디어 신세계가 계속

펼쳐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