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개요 - nl.go.kr · 주제발표1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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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개요

일 시 : 2012년 4월 23일(월) 15:00~17:30

장 소 :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

주 제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주 관 :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정보이용과

참가대상 : 도서관 이용자 및 일반인, 독서 ․출판 ․도서관 관계자 100여명

세부 일정

※사회 :김현애

시 간 내 용

14:00 - 15:00 등 록

15:00 - 15:05(05́ ) 개회식∙김현애 (나사렛대학교 점자문헌정보학과 겸임교수/

한국독서지도연구회장)

15:05 - 15:10(05́ ) 환영사 ∙심장섭 (국립중앙도서관장)

15:10 - 15:40(30́ ) 주제발표1∙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

15:40 - 16:10(30́ ) 주제발표2∙다중매체 환경에서의 읽기 행위와 독자의 진화 - 박인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전 한국독서학회장)

16:10 - 16:20(10́ ) 휴 식(Coffee Break)

16:20 - 16:50(30́ ) 주제발표3∙디지털시대, 도서관의 도전과 과제 - 이정수 (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장)

16:50 - 17:30(40́ ) 질의응답 및 종합토론

2012 독서의 해 기념 심포지엄 일정

주제발표1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

주제발표2

다중매체 환경에서의 읽기 행위와 독자의 진화 - 박인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전 한국독서학회장)

주제발표3

디지털시대, 도서관의 도전과 과제 - 이정수 (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장)

Contents

주제발표1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백원근(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9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백원근 (재단법인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

1. 책, 디지털을 만나다

2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더 이상 종이책으로는 만나기 어렵

게 됐다. 2년 주기로 개정했던 2010년판 기준으로 32권이나 되는 1,395달러짜리 중후

장 한 종이 백과사전이 연간 이용료 69.95달러의 온라인판으로 변신을 선언했기 때문

이다. 악착스럽게 종이 매뉴얼을 고집하던 미국 항공사들은 트렁크 1개 분량(약 17킬로

그램)의 비행기 매뉴얼을, 한국의 사찰에서는 승가 학 수업용 종이책 교재를 태블릿PC

로 각각 체했다. 최근 뉴스들에서 추려본, 스마트 미디어 환경의 도래에 따른 전자책

패러다임으로의 변화상이다.

<그림 1> 스마트미디어 환경의 도래

자료 : 문화체육관광부·지식경제부(2011. 5.).「SMART on ICT 2011 : 스마트미디어 콘퍼런스 자료집」

10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산업 측면의 변화도 괄목할 만하다. 출판사와 유통사들이 e-Pub, PDF, 앱북, 플래시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한 전자책 콘텐츠가 컴퓨터(PC), 스마트폰, 태블릿PC, 전자책 전

용 단말기 등 각종 디지털 매체를 통해 서비스된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동시에 발행하는

출판사들이 늘고 있으며, 1인출판이 활성화되고 전자책 발행을 목적으로 한 1인(저자)

출판사 설립이 급증했다.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전자책 유통-서비스 업체와 직접 계약

하는 저자도 적지 않다. 독자 입장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개인이 구매하거나

도서관 등에서 빌린 전자책을 원하는 매체로 읽는 N스크린 시 가 열리고 있다. 전자책

을 읽으며 독자들끼리, 또는 저자와 독자가 의견을 교환하는‘소셜 리딩’도 확산중이다.

인터넷서점에서는 종이책만이 아니라 전자책 판매량까지 합산한 베스트셀러 목록을 발표

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종이책 시 에는 생각조차 하기 어려웠던 일들이다.

<그림 2> 전자출판의 가치사슬

2. 출판산업의 변화와 디지털 생태계

2007년 아마존닷컴의 전자책 단말기인‘킨들’출시 이후 세계적으로 붐이 일기 시작

한 전자책은 저가의 고성능 모바일 기기의 중화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전자책 출판이 가장 앞선 미국의 경우 출판산업 매출액 전체의 14%(2011년 기준)

가 전자책 시장이다.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더 많이 팔린다는 아마존닷컴의 사례는 출판시장 전체로 볼 때

아직까지‘부분적 사실’에 불과하지만 디지털화의 추세는 거스르기 어렵다.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거 출판 그룹들의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으로 높은 미국 출판계는 유통-서

비스업체 플랫폼과 일괄 계약 및 서비스로 콘텐츠 공급기반 형성이 탄탄하다. 이에 비해

한국을 비롯한 다수 나라들에서는 전자책 시장이 도약하는 티핑 포인트(tipping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11

point)가 언제 도래할지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디지털 출판과 디지털 독서의 패러다

임이 책의 세계에서 어엿한 시민권을 얻은 것만은 확실하다.

미국의 경우 다수 출판사들이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다. 반면 한국에서는 포맷 표

준화와 호환성 부족, 보안 ․ 정산을 포함한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문제, 신간의 약

30%에 육박할 정도로 비중이 큰 외국 번역서의 전송권(전자책 판매 서비스 권리) 확보

등 국내 출판계의 부분을 차지하는 소형 출판사들이 손쉽게 응하기 어려운 제반 시

장 환경이 걸림돌이다.

또한 전자책 시장 상황에서의 수익성 미비로 전체 출판사의 약 14% 정도만이 전자책 시장에

참여하고 있어서 콘텐츠 부족이라는 가장 큰 문제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즉 출판계와 유통업

체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능동적으로 시장환경 변화에 응하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표 1> 한 ․미 전자책 시장의 비교

한국 미국

전자책 유통 종수

∙약 7만종 (EPUB + PDF)

유료 콘텐츠

∙국내 공유 저작물 부족

∙신간/베스트셀러 전자책 부족

∙베스트셀러를 포함한 약 80만종 유

료 전자책과 약 200만종 이상의 무

료 전자책(Public Domain)

∙신간 전자책 동시 출간

전자책 제작 주체∙출판사 직접 제작 15%

∙전자책 서점 제작 85%

출판사가 전자책 제작의 주체이며, 제

작은 주로 디지털자산관리/도매업체들

이 수행(Ingram,LibreDidital 등)

전자책 제작 방법종이책 제작 파일에서 역출판

(Print 파일 →EPUB)

원 소스 멀티 포맷 출판 제작 확산

(XML워크를로우:Print/POD/eBook)

전자책 단말기전용 단말기 확산 실패

(고가, 저기능, DRM 등 원인)

국내 지금까지 약 5만 보급 추정

고품질 전용 단말기($139 이하)

확산, 2011년까지 3000 보급 예상

전자책 표준화EPUB 사용이 확 되고 있으나 실제

적용에 많은 문제 발생(기술 부족과

DRM 적용 문제 등)

킨들은 독자적인 전용포맷(AZW)을

사용하고 있지만, 부분 표준 표맷으

로 자리잡고 있는 EPUB을 사용

DRM 및 단말기 호환

유통업체별 개별 DRM 적용과 공용

DRM 부재로 콘텐츠 상호 비호환

킨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유통업체 콘

텐츠 및 단말기 호환

전자책 유통 채널인터넷 서점 등 제한적 유통채널, 콘

텐츠 글로벌화 미흡(언어/유통채널),

도서관 유통방식 저작권 침해 논란

다양한 유통채널과 플랫폼 확보,

e-book 글로벌 추세, B2B 전자책

유통 채널(도서관) 정비

독자 중심의 서비스와 마케팅

출판사/저자의 지나친 디지털 저작권

침해 우려로 다양한 마케팅(SNS) 불가

능, 비효율적인 모바일 결제시스템

Lending 서비스(구매 후 여 가능),

SNS 연동 서비스(트위터, 페이스북),

사용자 편의성 확 (원클릭 결제 등)

자료 : 이중호, <전자책 혁명이 출판산업에 미칠 영향>, 신문과 방송, 2011. 7.

12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현재까지의 양상을 보면, 국내 전자책 시장은 검색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방 한 학

술 저널과 사전류, 그리고 중서 분야에서는 로맨스소설이나 판타지 같은 종이책으로

출간되지 않은 장르문학, 책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인 게임 감각의 아동용 앱북 등

에서 강세를 보일 뿐 교양서와 소설, 학술서, 실용서를 비롯한 중서 전반의 콘텐츠가

매우 부족하다. 기존 종이책을 전환한 전자책의 판매량도 아직은 부진한 편이다. 또한

시장 여건(이용 매체별 매출액 구성)도 여전히 컴퓨터(39%)를 필두로 스마트폰(37%), 태

블릿PC(18%), 전자책 전용 단말기(6%) 순의 비중이다. 미국의 경우 킨들을 핵심으로 한

전자책 전용 단말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일본은 만화가 휴 폰 및 새로운 플랫폼

(스마트폰, 태블릿PC, 전자책리더)으로 주로 판매되는 시장모형인 것과 비교된다.

<그림 3> 한국 출판사의 전자책 매출액 중 매체별 판매 비중 (단위 : %)

5.9

18.4

36.7

39.0

0 10 20 30 40 50

전자책 전용단말기

태블릿PC

스마트폰

컴퓨터/웹/기타

자료 : 문화체육관광부·한국출판연구소(2012. 3.).「한국 출판산업의 디지털 생태계 현황 조사 연구」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13

<그림 4> 일본 전자서적 시장규모의 추이와 예측(2002~2015)

(단위 : 억엔)

70 72 62 55 53

112283

402513 572

481810 331 12

46

246

0

200

400

600

800

1,000

1,200

1,400

1,600

1,800

2,000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PC용 전자서적 시장규모 휴대폰용 전자서적 시장규모

신 플랫폼용 전자서적 시장규모

출처 : <전자서적 비즈니스 조사보고서 2011>(일본 임프레스R&D, 2011.7)

전자책과 관련된 뉴스와 담론은 무성하지만, 실제 시장 형성의 관건이 되는 산업구조

및 수용자 이용도는 아직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국내 전자책 시장은 전체 출판시장의

2% 이하의 점유율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다양한 노력에 의해 산업 가치사슬이 형성되

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단행본 출판사들이 출자하여 전자책 판매

를 관리하는 한국출판콘텐츠(e-KPC)의 활동이 본 궤도에 올랐고 10만 원 이하의 저

가형 전자책 단말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닷컴의 한국 시장 진출도 기정 사실

로 전해지고 있다. 수년 내에 눈에 띄는 지형 변화가 이루어질 것은 분명하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가 2015년부터 학교 교육에서 스마트 기기로 이용하는 디지털교

과서를 전면 도입(초기에는 종이교과서도 병행 사용)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한

찬반 양론이 비등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지만, 교육 현장의 변화는 물론이고 학생들

의 독서습관 변화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4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3. 한국 출판계의 디지털출판 현황

지난 3년간(2009~2011년) 한출판문화협회를 경유해 납본 실적이 있는 4,011개 출

판사를 상으로 전수 조사한(응답 출판사 504곳) <한국 출판산업의 디지털 생태계 현

황 조사 연구> (문화체육관광부․한국출판연구소, 2012.3.)에 나타난 한국 출판계의 전자

책 출판사업의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 단계에서 디지털 출판의 핵심인 전자책 사업을 위하는 곳은 조사 응답 출

판사의 13.9%에 불과하여 전반적으로 국내 출판업계의 전자책 사업 참여율이 극히 저조

하다. 최근 3년간 종이책 발행(납본) 실적이 있는 출판사들의 응답이므로, 실제로 기존

출판사업자의 90% 가까이가 전자책을 사업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이 부진한 핵심 요인의 하나로 지적받아 왔던‘콘텐츠 부족’의

직접적 원인이 다수 출판사들의 사업 참여도 미흡 및 관망세 유지에 기인함을 알 수

있다.

전자책 시장 선발국인 미국의 경우 2011년 현재 평균 62%( 중서는 76%, 전문서는

64%)의 출판사가 전자책을 발행하고 있어 조적이다(Aptara Survey, 2011).1) 시장 성

장세가 가속화되면서 미국 중서의 전자책 발행 비율(76%)은 2년 전인 2009년 조사

(50%) 때보다 26% 포인트나 증가했다.

1) 앱타라 서베이(Aptara Survey : Aptara's Third Annual eBook Survey of Publishers)는 디지털출판 솔루션 회사인 앱타라에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주로 미국 출판사들이 참여하는 전자책 관련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2011년 조사는 4월에 실시해 9월에 발표했으며 1,350개 출판사가 응답에 참여했다.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15

<표 2> 전자책 발행 출판사의 전자책 발행․판매 현황

전자책 총 발행종수 - 평균 73종 (종이책 발행종수와 정비례 양상)

2011년 발행종수/내역- 평균 27.5종 (학술서 출판사가 평균 52.6종으로 최다)

- 종이책에서의 변환 비율 47%

- 사회과학, 문학 분야가 최다 비율 차지

전자책 제작 주체- 유통사(61.4%) 〉외부제작사(20.0%) 〉출판사 직접제작(15.7%)

※ 전자책 비제작 출판사까지 포함하면 출판계 전체의 2.2%만이 전자책 직접제작

전자책 제작 형태(복수응답)

- e-Pub(47.1%) 〉PDF(42.9%) 〉앱북(20.0%) 〉플래시(10.0%)

※ 출판분야별로 비중 차이가 있고, 형출판사일수록 다양한 포맷으로 시장 응

전자책 소스 파일 형태- 익스프레스(32.9%) 〉PDF(27.1%) 〉인디자인(20%) 〉글(11.4%)

※ 다른 분야는 평균치 안팎, 학술서는 (50%)이 인디자인(25%)의 2배

전자책 유통 거래처 수- 평균 거래처 수는 7.3개. 11개 이상 7.1% ※ 다수 유통/판매업체와 직거래 양상

자사 사이트 판매 여부 - 자사 사이트에서 전자책 판매하는 출판사는 14.3%로 소수

2011년 전자책 판매량 - 연간 총 평균 1만 8,577카피 판매

2011년 전자책 매출액

- 평균 1,283만원 (1천만원 미만 38.6%, 1억원 이상 1.4%) ※ 전반적으로 저조한 매출 수준이나 아동서 분야가 상 적으로 높음

- B2B B2C 매출 비중은 27% 73% 수준

- 전체 매출액 비 전자책의 매출 비중 평균은 8.6% 수준 ※ 전자책으로 총매출의 1% 이상을 기록하는 곳은 전체 출판사의 3.8%로 추정됨

매체 형태별 매출 비중

- 컴퓨터/웹(39.0%) 〉스마트폰(36.7%) 〉태블릿PC(18.4%) 〉전용단말기(5.9%)

※ 매체에 따라 출판분야별 매출 비중이 상이하여‘콘텐츠 특성별 매체 정합성’추정

주력출판분야전자책 판매 매체별 비중(%)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PC 전용단말기 계

전체 39.0 36.7 18.4 5.9 100

일반단행본 19.5 53.2 17.7 9.5 100

학술서 38.3 23.3 33.3 5.0 100

전문서 58.3 6.7 35.0 0.0 100

아동서 27.5 60.0 10.0 2.5 100

학습참고서 - - - - (무응답)

종합출판 46.0 22.2 17.8 14.0 100

기타(잡지/만화/전자출판) 57.5 40.0 1.7 0.8 100

자료 : 문화체육관광부·한국출판연구소(2012. 3.).「한국 출판산업의 디지털 생태계 현황 조사 연구」

둘째, 출판시장의 절 다수를 차지하는 전자책 사업 미참여 출판사들이 전자책의 발

행에 나서지 않고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 전자책 시장이 제 로 형성되지 않아서 시장

참여를 서두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서’

(22.6%),‘출판사의 경 적 판단이 확정되지 않아서’(21.0%)가 주요 원인이며‘전송권

16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미확보’‘DRM’‘종이책 매출 감소 우려’등(이상 3가지 요인은 각 5% 내외)은 부수적

인 사유로 확인되었다. 일정한 시장의 형성 및 성공사례의 축적이 다수 출판사의 전자

책 사업 참여 동인(動因)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 조사에서 전자책 발행 출판사들의 2011년 평균 매출액은 1283만 원(응답 출판사

기준)이며, 일부 출판사(전체 응답 출판사의 8.7%인 44개사)의 경우 전자책 매출액이

출판사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8.6%로 집계되었다. 현재 전자책을 발행하는

출판사들의 약 73%는 정확한 매출을 파악하지 못 하거나 총매출액 기준 1% 미만의 미

미한 매출 실적이었으며, 출판계 전체로 보면 극소수(3.8%) 출판사만이 총매출 비 전

자책 매출이 1% 이상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다수 출판사가 전자책 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 어려운 저조한 시장 상황을 보여준다. 관련 업계에서는 2011년 전자책 콘텐

츠 시장(B2C) 규모를 약 300억 원 규모로 추정한다.

미국 전자책 시장 조사에서도 출판사들이 전자책을 출간하는 주요 동기는‘매출 및

고객 수요 증가’(78%) 때문이라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Aptara Survey, 2011). 즉 매

출에 한 기 감, 이윤 동기와 수익성은 전자책 사업에서 출판사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가장 강력한 견인력이다.

전체 매출액 비 전자책 매출의 비중이 10% 이상이라는 응답은 본 조사에서 7곳(전

체 응답 출판사 504곳의 1.4%)에 머무른 반면, 미국의 경우 18%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인다(Aptara Survey, 2011). 특히 미국 출판계에서는 학교재 출판사의 22%, 중

서 출판사의 20%, 전문서 출판사의 19% 정도가 총매출 비 전자책 매출 비중이 10%

이상이어서 전자책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다.

셋째, 현재 전자책 사업을 위하는 출판사라 할지라도 사업 추진의 주도성이 결여되

어 있으며 시장환경 변화에 매우 수동적으로 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책을 출판사

내부에서 제작하는 비율은 약 16%에 불과하고 부분을‘전자책 유통사’(61.4%) 또는

‘외부 전문 제작사’(20.0%)의 제작에 타율적으로 의존하는 초기 단계이다. 특히 전자

책 시장에 참여하는 출판사 10곳 중 6곳은 유통사와 계약을 맺고 종이책 편집 ․ 제작 데

이터를 넘겨주는 역할에만 머물러 전자책 콘텐츠의 제작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이는 전

자책 유통사의 량 제작 시스템으로 전자책의 완성도나 질적 수준이 단순 변환에만 그

쳐 천편일률적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안게 되며, 전자책 편집 ․ 제작에 한 권리를 출판

사가 갖기도 어렵다.

그리고 전자책을 자사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비율(출판사 자체의 전자책 판매 사이트

보유율)은 14.3%인데, 전자책이기에 더욱 활용이 가능한 직접 판매의 특성을 거의 살리

지 못 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는 미국 출판사들이 전자책 매출의 평균 25%(일반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17

단행본 중서는 13%, 전문서/교재류는 각각 33% 이상)를 자체 사이트에서 거두고 있

는 것과 비된다(Aptara Survey, 2011). 일반 중서는 아마존닷컴에서의 판매 비중이

56%로 높고 자체 판매 사이트에서의 판매 비중이 13%로 낮지만, 전문서/학교교재 등 비

중서 분야에서는 그 반 인 현상이 나타나 충성 고객층을 둔 전문 ․ 학술 ․ 교재 출판사

가 자사 사이트를 통해 적지 않은 매출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 5> 미국 출판사들의 전자책 최대 판매 경로별 점유율

출처 : Aptara Survey(2011.9). Uncovering eBooks' Real Impact : Aptara's Third Annual eBook Survey of

Publishers. p.19. aptaracorp.com

넷째, 본 조사에서 전자책을 발행중인 출판사들의 매출 경로는 컴퓨터/웹(39.0%), 스

마트폰(36.7%), 태블릿PC(18.4%), 전자책 전용단말기(5.9%) 순으로 집계되어 매체 유형

별로 큰 차이를 드러냈다. 또한 출판 분야별로 볼 때 일반단행본과 아동서 분야는 스마

18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트폰의 매출 비중이 매우 높고(각각 53.2% 및 60.0%), 학술서 및 전문서는 컴퓨터와

태블릿PC가 분점하고 있어서 콘텐츠 특성에 따라 이용자의 선호 매체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아마존닷컴 등의‘전자책 전용단말

기 판매 경로’는 아직까지 국내 전자책 시장에서 미미한 비중에 머물러 있지만, 점차적

인 저가형 전용단말기의 보급 확 추세와 콘텐츠 공급 확 가 맞물리면서 성장 가능성

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이 조사에서 출판사들은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의 문제점이 △독자층(소비자) 부

족과 구매력 미흡, △표준화(콘텐츠 포맷 및 디바이스의 호환성) 미흡, △보안 ․ 정산

(DRM) 문제, △유통체계 및 가격질서의 혼란, △전자책 콘텐츠의 양적 부족과 질적 미

흡 등에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가치사슬 단계별로 보면, 생산 단계에서는 전자책 콘텐츠(디지털 출판 콘텐츠)

생산력의 양적 ․ 질적 미흡 및 출판사의 시장 참여 미흡, 유통 단계에서는 표준화/DRM/

유통체계 ․ 가격질서 혼란 등이 주요 문제점이다. 이와 같은 문제들과 기타 요인들(문화비

지출 감소 및 독서율 저하 등)이 소비 단계에 향을 미치면서 전자책 구매시장이 저조

했고, 이는 다시 출판사들의 시장 참여를 억제하여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

된다.

또한 조사 응답 출판사들은 정부의 전자출판 관련 정책에 해 잘 모르거나 그 만족도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만족 1.6%, 보통 44.4%, 불만족 23.6%, 무응답 30.4%).

현행 전자출판 정책에 불만족한 출판사들은 △체감할 수 있는 진흥정책의 부족과 정책

홍보 부족, △출판계의 부분을 차지하는 소규모 출판사들이 디지털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정책(제작/표준화/교육/정보제공/시장 활성화)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문

했다.

미국의 경우 아마존닷컴, 애플 등 전자책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공격적인 업을 통해

신흥시장 형성을 주도하고 형 출판사들이 예외 없이 원활하게 콘텐츠 공급과 판매를

병행하며 전자책이 전체 출판시장의 10% 이상으로 성장하는 티핑 포인트를 만들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시장을 견인하는 유통사나 IT기업의 전자책 관련 투자가 부족

한 가운데 북토피아 부도 사태(2010년) 등으로 위축된 출판사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전

자책 시장 발전이 지체되어 왔다.

한국 출판계는 출판계 주도의 전자책 시장 형성을 위해 공동 출자 형태로 전자책 유

통관리회사인 (주)한국출판콘텐츠를 설립(2009.7)하고 제작․변환 솔루션의 개발 ․ 보급, 전

자책 전용 서체(kopub ; 코펍) 개발 ․ 보급, 출판계 공용 DRM 개발 ․ 보급에 의한 보안 ․정산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여 출판사들이 우려하는 상당수 문제들을 해소시켜 나가고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19

있다.

향후 출판사들의 전자책 사업 참여 및 콘텐츠 공급 정도에 따라 우리나라 전자책 시

장의 전반적인 성장세가 상당 부분 좌우될 전망이다.

4. 책의 미래 기상도

오늘날 전자책을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의 등장과 확산은 매우 자연스런 현상이다. 책

의 역사를 보면, 인간은 유사 이래로 문자․언어의 기록매체로서 가장 정합성이 높은 매

체를 책의 소재(출판 매체)로 이용해 왔다. 시 에 따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면

서 생산-유통-수용(소비)에서 경제적이고, 가독성이 높은 매체가 곧 책으로서 기능해

왔던 것이다. 따라서 정보통신 기술과 각종 모바일 디바이스가 발달된 환경에서 책의 내

용을 담은 디지털 콘텐츠가 새로운 유통 채널과 전자기기를 이용하는 것은 그 연장선상

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될 수 있다.

<그림 6> 매체 형태의 진화 방향

하지만 전자책이 주류 미디어의 하나로 부상한다고 해서 2천 년을 이어온 종이책의

역사가 조만간 끝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매체마다의 특성과 장단점이 각기 다르므

20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로 다양한 형태의 책이 독자의 수요에 기반하여 꾸준히 공존하면서 진화․발전할 것이다.

동일한 책의 콘텐츠를 종이책, 각종 포맷과 기기의 N스크린 전자책, 전자책과 종이책

사이의 수요를 이어주는 주문형 종이책(POD : Print on Demand), 오디오북, 독서 장

애인을 위한 데이지(DAISY : Digital Accessible Information System) 도서 등 다양

한 선택지 가운데 골라서 구매 또는 무료 여 방식으로 읽을 수 있는 독서환경이 차츰

정비되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독자 입장에서는 같은 텍스트로 만들어진 콘텐츠라도

고를 수 있는 메뉴가 다기화된다는 측면에서 환 할 만한 일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결국 기존의 책 생태계에 상당한 향을 초래할 것이다. 디지털 환

경이 보다 숙성되면서 저작물의 생산-유통-소비 과정 및 여타 콘텐츠 분야와의 융 ․ 복합화 촉진, 출판사와 서점 등 산업계 내부와 도서관의 역할 변화, 단순 소비자에 머물던

독자의 역할이 생산자로 확장되는 프로슈머화 등이 표적이다.

미래 변화상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술 및 사회 환경 변화

에도 불구하고, 급변하는 지식 ․ 정보 사회의‘정보 스모그’속에서 정선도가 높고 자기

완결적인 콘텐츠를 담는 책의 가치와 역할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초기 정보

화 단계에서는 종이책의 편집 과정에서만 이용되던 디지털 기술이 광전자매체, 인터넷서

점, 전자책, 멀티미디어북 등으로 진화하면서 산업 생산성과 수요자 접근성 역시 확장되

어 왔기 때문이다.

인간을 위한 도구이자 지식 ․ 정보의 전파 기술인 책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서 가장 큰

과제는 독서 생태계가 어떻게 달라질까에 있다. 상이 지배문화로 군림하고 모바일 디

지털 매체가 발달하면서 독서율 감소 현상이 촉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

면, 화관이나 게임장에 입장하는 것과 같은 스마트 기기(태블릿PC, 스마트폰) 이용보

다는 도서관이나 서점 입장에 해당하는 전자책 전용 단말기의 보급 확산이 독서 생태계

의 선순환을 위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미국의 선례가 그것을 실증하고 있지만, 현실

과 이상의 이율배반이 전자책의 세계에도 적용되는 우리 현실에서는 앞으로 심각한 문제

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5. 1인출판이 출판에 미치는 영향

아이패드의 첫 한국 상륙을 앞두었던 2010년 9월 초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아이패드가 전자책 시장에 미치는 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

는 아이패드의 등장에 따라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의 급속한 출판 패러다임 변화를 예상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21

했다. 또한 1인출판 시스템 도입과 개인 창작물의 전자책 보급은 활성화되는 반면, 기존

에 콘텐츠 공급자 던 출판사의 향력은 급속히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정보통신 분야의 표적인 연구기관이 발표한 자료이므로 공신력은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인용되는 이 자료는 전자책 붐과 관련된 여러 분석들과 마찬

가지로 현상을 너무 단순화시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과도한 기술결정론 내지는

현실의 복합적인 이해관계를 무시한 단견이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첫째,‘1인출판 세론’은 종이책 시 는 가고 전자책 시 가 도래했다고 전제한다.

그러나 전자책 붐이 일고 있다는 미국에서조차 아직까지 유료가 아닌 무료 전자책 이용

이 압도적이다. 다용도 단말기인 아이패드가 독서용으로 많이 활용될지도 미지수이다.

전자책 시장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며, 전자책 단말기 소지자의 부분은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한다.2)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스마트폰, 태블릿PC,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이용한 전자책 시장의 형성은 아직까지도 매우 미진한 실정이다.

둘째,‘1인출판 세론’은 출판사 없이도 저자가 직접 전자책을 내다 팔 수 있는 시

장이 생겼고, 그것이 보다 많은 수익을 저자에게 안겨줄 것이므로 신인 저자뿐만 아니라

유명 저자들까지 부분의 저자가 경제원리에 따라 유통 서비스업체와 직거래할 것이라

고 전제한다. 이것은 전자책 만들기나 판매 구조가 매우 손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또

다른 편견과 맞물려 있다.

하지만 정확한 교정·교열, 미려한 편집과 디자인, 지속적인 판매관리와 마케팅 등 출

판 전문가들이 아니면 제 로 해내기 어려운 일을 개인 저자들이 더 잘 하기는 어렵다.

단순 제작 과정에서는 외부 업체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만‘제법 그럴듯한’전자책 콘텐츠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비용이 수반되

는 마케팅 활동이 가능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그냥 서비스업체가 제공하는 기본 포맷에

콘텐츠를 담아 공급만 하면 저절로 알아서 판매가 원활하게 될 리는 없다. 따라서 출판

사들의 핵심 역량인 기획·편집과 마케팅의 중요성은 전자책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적용

되며, 1인출판이 양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출판시장의 이니셔티브는 별개라는 점이 인식

되어야 한다. 종이책의 위상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한, 유명 저자일수록 단지 전자책의

인세를 높이기 위해 기존 출판사들에게 등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원고 집필 이외에

판매·마케팅과 관련된 수많은 일을 직접 나서서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2) 전자책을 갖고 있는 사람도 독서할 때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캘리포니아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남캘리포니아대학(USC)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전자책 소유자 가운데 10% 정도만 종이책 읽는 것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절반 이상은 여전히 종이책을 읽는다고 답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21%가 킨들이나 누크 등 전자책을 갖고 있었지만 전자책으로만 독서를 한다는 응답자는 10%에 그쳤다. <한국일보> 2012.4.17.

22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1인출판’은 정확히 말해‘자가출판’(自家出版, Self Publishing)을 가리킨다. 출판사

를 거치지 않고 저자가 직접 자신의 책을 발행하는 것을 뜻한다. 저자가 자기 비용으로

책을 펴내는‘자비(自費)출판’은 출판사에서 책을 발행하는 것이므로 1인출판과는 구별

이 필요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존 출판사들 이외에 자비출판을 전문으로 하는 곳들

이 상당히 성업중이다. 근래 저자와 독자의 콘텐츠 직거래 장터인‘오픈 마켓’이 연달아

개설되는 것도 1인출판의 활성화를 염두에 둔 서비스업체들의 포석이다.

1인출판은 사실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 고려시 때도 관청에서 펴낸

관판본과는 다른 사가판(私家版)이 다수 발행되었다.‘1인출판 가이드북’만 해도 무려 2

만 종이 넘게 나온 미국에서는 이미 1인출판에 의해 기존 출판사가 발행하는 것보다도

더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아이패드의 등장 등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전자책의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해 두었다가 수요자의 주문을 받아 낱권으로 종이

책을 만들어 보내주는 주문형 인쇄출판(Print On Demand)이 발달한 데 따른 결과이

다. 이렇게 나온 책들 가운데 인기 도서들 일부가 정식으로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상업

출판사의 목록이 된다. 말하자면 출판시장 측면에서 1인출판은 메이저 리그(상업출판사)

로 가기 위한 마이너 리그(아마추어 출판)인 셈이다.

외국에서는 몇몇 작가들이 출판사를 제치고 아마존 등 형 서비스업체와의 직접 계

약을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오픈 마켓’활성화에

따라 출판사의 역할이나 출판시장에서의 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출판계의 우려도

두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기우에 가깝다. 항상 신간이 넘쳐나는 다품종 생산이 특징

인 출판시장에서 개인출판의 시장 지배력이 커질 것으로 예측하기는 힘들다. 시민 기자

들이 주도하는‘오마이뉴스’가 언론시장을, 개인들이 주도하는 무료 동 상 공유 사이트

인‘유튜브’가 상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수적으로는 훨씬 많은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소수의 기관 투자자들을 당해내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개인의 출판 활동은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활성화되겠지만, 출판시장의 유력 콘텐츠

들은 여전히 자본력과 시스템을 갖춘 출판기업들에 의해 생산·판매될 것이란 함의이다.

출판사는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다원화·전문화가 가속화되는 지식정보 사회를 맞이하

여 특화된 콘텐츠의 기획 ․ 생산 ․ 공급을 통해 그 역할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1인출판이나 자비출판이 탄생한 것은 종이책 시 의 기존 출판 시스템에서 수많은 표

현자(저자)들의 원고를 채산성 문제로 출판해주지 않았던 데 연유한다. 판매 가능성이

낮은 책을 펴내려는 상업출판사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1인출판은‘시장의 비주류’로

남더라도 표현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를 신장시켜 종국적으로 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민주

주의를 확장시키는 중요한 기제가 될 것이다. 반면, 기본 요건을 제 로 갖추지 않은 개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23

인 저작들이 양산됨으로써 전반적으로 콘텐츠 품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기

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l인출판 시 , 전자책을 통한 자기표현의 시 가 활짝 열

렸다.

6. 디지털, 책의 접근성을 높이는 기술

책이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매개자라는 측면에서, 원초적인 책은 바로 인간 자

신이었다. 이로부터 오랜 시간을 거치며 언어․문자가 탄생하여 진화하고 기록매체의 기술

적 발달과 교육 ․ 경제의 발전에 따른‘구매력을 가진 독자층’이 형성되면서 오늘날과 같

은 출판산업 생태계, 책의 우주가 만들어졌다. 책의 량 생산, 량 소비 시 가 열린

것도 불과 한 세기, 우리나라에서는 반 세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 양상도 나라나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돌이켜보면 인간은 주어진 환경(자연 ․ 사회환경)과 가용 자원을 책

(문자와 텍스트를 담는 그릇)으로 삼아왔다. 점토판, 죽간, 파피루스, 양의 가죽, 닥나

무, 광전자매체 등이 모두 그렇다. 기록․보존․유통에 정합성이 있는 재료라면, 주변에서

흔히 구해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편리했기 때문이

다. 고 나일강 유역에 자생하던 파피루스, 중세에 식용되고 남은 양의 가죽, 한반도에

자생하던 닥나무로 만든 질 좋은 한지 등이 책의 재료로 사용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 인 지금은 어떤가. 가독성은 종이책에 견줄 바가 아니지만, 바로

이러한 디지털 매체와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적인 출판 수단의 하나로 확실

하게 등장했다. 만약 종이의 원재료인 펄프 가격이 계속 폭등할 경우, 인터넷과 모바일

을 이용한 다종다양한 N스크린 전자책이 거의 유일한 안이기도 하다. 반드시 독자들

의 선호도나 문화적 친숙도에 의해 매체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수

많은 변수가 종이책이냐 전자책이냐의 선택, 그리고 전자책의 종이책 체 가능성에

향을 미칠 것이다. 확실한 것은, 이용 가능한 출판매체(언어 ․ 문자 콘텐츠의 기록 ․ 유통 ․판매 ․ 보존의 용이성과 경제성이 뛰어난 매체)가 모바일 기기의 발달로 이미 중화 초

입 단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환경이 존재를 결정하는 것은 책의 생태계 변화

에서도 동일하다.

다만, 책의 시장환경이나 문화환경은 급변하기 어렵고 상당 기간에 걸쳐 서서히 이루

어질 것이라는 점, 다양한 형태의 책이 공존하는 시 가 비교적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책의 역사가’인 로버트 단턴의 말처럼, 두루마리 매체 형태에서 현재의 책과

비슷한 코덱스가 등장하여 15세기 활판 인쇄술이 발명되기까지 1150년간, 그 후 인터넷

24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이 등장하기까지 524년간 종이책의 역사가 이어져 왔다. 아직까지‘어떤 전자책보다도

멀티미디어적인’종이책이 단명할 가능성은 낮다. 전자책 시장이 돌출적으로 앞선 미국

조차도 전체 출판시장에서 전자책의 비중은 10% 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디지털 세

독자들의 자연 선택에 의해 수년 내에 종이책이 사라져 버릴 것처럼 과격하게 주장하는

이들은 자신의 이익과 직결된 희망을 기정사실처럼 치환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중요한 핵심은 지식기반 정보사회, 평생학습사회의 디지털 패러다임이 숙성될

수록 책의 존재와 가치, 수요가 더욱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식과 정보,

텍스트의 소재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고(검색), 물리적 여건에 구속되던 독자의 접근성

을 높여 주며(유통), 독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책의 양식과 내용 선택의 폭을 극 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량 생산이 필요한 일부의 도서를 제외하고는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

해 두었다가 주문형 종이책(Print on Demand), 오디오북, 전자책(N스크린), 장애인용

체자료 등으로 다중 활용할 가능성이 생긴 것은 디지털 환경이 가져다준 위 한 선물

이다. 책의 본원적 의미나 쓰임새는 형태가 아닌 내용(콘텐츠), 즉 인간의 사상과 감정,

정보를 언어 ․ 문자로 기술하여 전달하는 것이란 점에서 볼 때, 책의 미래에서 중요한 것

은 책의 생김새가 아니라는 점이 보다 분명하게 증명되기 시작한 것이다. 관건은 책의

형태가 아니라 내용에 있다.

<그림 7>의 모형은 전자책 출판의 가치 네트워크 구도를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스마

트 생태계의 구조 속에서 제안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모바일 플랫폼의 편의성과 콘

텐츠의 탑재 여부, 다양한 스마트 기기의 보급 정도가 출판산업 지형 변화에 향을 끼

칠 것이며, 가치의 원천인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콘텐츠 제공자의 향력이 확

될 것으로 예견했다.

결국 N스크린 환경이 발달할수록 디지털 출판 환경에서 출판산업의 성장은 독자 수요

가 예상되는 각 분야별 양질의 콘텐츠 공급력이 핵심이며, 이에 따라 전자책 생태계 전

반이 상당 부분 좌우될 것임을 알 수 있다.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25

<그림 7> 콘텐츠를 핵심으로 한 전자책 출판의 가치 네트워크 모형

모바일 기반e-Book Market

Book출판

contents

TerminalPlatform

스마트폰 / tab. PC

e-Book 단말기

App.(e-Book, sound, motion picture 등 Contents), application s/w, service, etc.

e-publishing

인터넷 기반e-Book Store

e-Library e-Learning

N K E R T W O

ContentsCreator

단말기 기반e-Book Store

출처 : 김정숙(2011). 미디어 생태 변화에 따른 e-Book 출판의 가치사슬 및 가치 네트워크 변화에 관한 연구.『한국출

판학연구』.

사회적 ․ 기술적 환경 변화에 조응하여 다원화된 독자의 수요에 걸맞게 다양한 형태의

출판물을 생산․공급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풀(contents pool)의 구축이야말로 디지털

시 에도 지속 가능한 출판산업 발전을 견인할 것이며, 사회와 역사 발전의 원천인 책의

위상을 제고시키는 토 가 될 것이다.

전자책의 발달로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한 오프라인 서점의 경우도 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일본의 지역 서점조합들은 일선 서점 매장에서 전자책 단말기를 적극 판매

하기로 역발상을 했다. 즉 단말기 판매시에, 그리고 그 단말기를 구입한 독자가 콘텐츠

를 구매할 때마다 해당 서점이 구매가에 비례해 판매 수수료를 받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것이다. 이제 독자를 필두로 저자, 출판사, 도서관 등 책의 가치사슬에

관련된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원천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관건은 콘텐츠의 질에 달려

있다. 특히 세부 분야별로 특화된 다종다양한 전문 콘텐츠의 생산력 수준이 차세 출

판, 책 문화 도약의 견인차라고 본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고 현재는 통제하기 어렵지만, 미래는 주체의 의지와 행동에 따라

변화 가능성이 높다. 본질적인 책의 미래는 IT기업들의 논리와 자본에 의해서가 아니라,

독서 생태계를 지탱하는 수많은 이들의 ‘읽기-쓰기’를 둘러싼 생존방식과 선택에 의

해 오랜 기간에 걸쳐 출판산업․독서문화의 지형도가 만들어질 것이다.

디지털 출판 생태계 변화와 책의 위상 | 27

주제발표2

다중매체 환경에서의 읽기 행위와

독자의 진화 - 박인기(경인교육대학교 교수/ 전 한국독서학회장)

다매체 환경에서의 독서 행위와 독자의 진화상 | 29

다매체 환경에서의 독서 행위와 독자의 진화

박인기 (경인교육 학교 교수, 전 한국독서학회 회장)

오늘날 다양한 미디어 환경을 바탕으로 생겨나는 읽기 행위(reading act)의 변화와,

그것이 가지는 교육적 사회적 문화적 함의를 분석해 본다. 그리고 이것으로부터 예견되

는‘독자의 분화’와‘독자의 진화’를 진단하면서, 책과 독자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전

망해 본다

1. 독서 환경으로서의 다매체 현상 주목하기

1.1 뉴미디어와 올드 미디어의 관계에 대한 인식

미디어 환경 변화는 빠르고 그것이 인간 생활에 미치는 향은 날로 증 된다. 기술적

으로 진화하는 새로운 매체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이전에는 없었던 삶의 방식과 소통

모드를 만들어 낸다. 독서 또한 이러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특히 미디어와 교육의 관계

에 한 인식 자체가 새롭게 이루어지고 있음에 따라 학교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독서

와 학습’의 양태도 미디어 환경에 민감하게 향을 받는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뉴미디어가 올드미디어를 체하거나 흡수해 버리는 것이 아니

라, 기존 미디어의 의미와 존재 방식을 재편하며 공존한다(Bolter & Grusin, 2006;

Bolter, 2010; 이동후, 2010: 34)는 사실이다. 전통적인 책과 미디어의 관계도 크게는

이러한 관점을 유효하게 참조해야 할 것이다. 웹 2.0과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에도 여

전히 수많은 책이 세상에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전통

적인 종이책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 속에서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전자책 기술과 이에

따른 출판시장의 변화 속에서 구체적인 형식과 존재의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한기호,

2001: 245-248; 김원제, 2006: 283~297; 사사키 도시나오, 2010; 이용준 외,

30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2010).1) 이‘달라짐’을 읽어내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독서연구에도 후기 정보화 사회

의 소통 모드와 독서문화를 통찰하고 예견하는 문화적 감수성이 요청된다.

1.2 텍스트 존재 방식과 작동 모드의 진화

디지털 기술로 결합된 다매체 현상은 책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기존 텍스트들을 그

형질 면에서 조금씩 변전시켜 나간다. 2012년 들어서 244년 역사를 지닌 브리태니카 백

과사전이 인쇄본 출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011년 기점으로 우리 사회에서도 인터넷

신문을 보는 사람이 종이 신문을 보는 사람보다 처음으로 많아졌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

는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독서의 상인 텍스트의 존재 방식과 작동 모드에 다양한

기술적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도까지 한 해 20 여 건 수준이던 전자책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2011년 110건

을 기록했다. 글을 종이에 인쇄하지 않고, 전자 파일로 제작하여 컴퓨터, 스마트 폰, 태

블릿 PC 등으로 읽는 서적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것이다. 미국 컨설팅 업체인 PwC는 세

계 전자책 시장이 연평균 37.5%씩 성장해서 오는 2015년에는 전체 도서 시장의 10%인

123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 온라인 서점인‘아마

존’은 이미 전자책 매출이 종이책 매출을 추월했다. 국내 전자책 시장도 2010년 1975억

원 규모에서 2011년 2891억 원으로 50%가량 성장했다.

특허 출원된 기술 중에는 사용자의 독서 속도를 계산해서 책을 다 읽을 때까지 걸리

는 예상 시간을 알려주는 기술, 전자책을 읽다가 감동적인 구절이 있으면 이를 음성이나

문자로 저장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파일로 전달하는 기술 등이 있다. 또 전자책을 여

관리하는 전자 도서관 기술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 한 특허출원도 늘고 있다.

(조선일보, 2012.4.12.) 이러한 도전들이 독서 방식의 변이를 불러 올 것은 자명하다.

독서 방법에 있어서도 본질적 당위론보다도 현상적 상황이 독서의 방법을 정당화하는 쪽

으로 변화되어 갈 것이다.

그러나 또한 동시에 디지털 기술의 질적 발달에 부응하는 지식 콘텐츠의 문제는 계속

해서 남을 것이다. 이 문제야말로 동서고금의 독서의 본질 가치에 닿아 있는 문제라 할

수 있다. 거 포털과 SNS 등 디지털 미디어들은 혁신적 기술을 가졌지만, 수준 있는

저널리즘 콘텐츠를 생산할 능력이 없다. 전자 출판으로 수준 있는 학문 콘텐츠를 생산할

능력이 있는가, 여가 콘텐츠, 독서 콘텐츠의 경우는 어떠한가? 독서의 문제를 콘텐츠의

1) 정현선(2012.4.14.) 미디어와 교육의 관계를 바라보는 몇 가지 관점과 연구 과제, 2012년도 한국어린이미디어학회 학술대회 발제 논문에서 재인용

다매체 환경에서의 독서 행위와 독자의 진화상 | 31

문제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콘텐츠에 한 새로운 요구를 의미 있게 변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아마도 지식의 수요와 지식의 생성 변용에 한 추이를 독서연

구와 연관하여 살피는 일이 될 것이다.

1.3 ‘스마트 교육’과 독서(학습)의 네트워킹

정부는 2011년부터‘스마트 교육’이라는 교수 학습 혁신 어젠다를 추진하고 있다. 스

마트 교육은 지식 정보 네트워킹을 학습의 핵심 요체로 사고력 교육의 실행 통로로 설정

하는 현장 교육 혁신 아이디어이다. 이는 물론 IT를 포함한 교육미디어의 기술적 발전을

기반으로 기획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규정한 스마트 교육의 개념은 현장 교육의

패러다임을 혁신한다는 데 있다.‘정보통신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자원을

학교교육에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육평가, 교육환경 등, 교육 체

제를 혁신함으로써 모든 학생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재능을 발굴, 육성하는 21

세기 교육 패러다임’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2) 이는 직무나 사회 활동 또는 학문

활동을 수행하는 데에 여러 가지 지식 정보원을 효과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 정보를 자기 주도적으로 창출하는 적극적인 읽기(동시에 쓰기) 활동을 중핵으로 하

는 교육 운 의 개념이다.

이와 같은 스마트 교육의 추동을 가능케 하는 기저 개념 또는 스마트 교육의 중핵 내

용으로‘복합양식 문식성’을 주목하게 된다. 이는 다양한 언어와 기호가 복합적으로 어

우러져 의미를 구성하는‘복합양식 텍스트(multimodal text)’의 이해를 포함한다는 생

각을 바탕으로‘리터러시’의 개념을 확장한 것이다.(Kress, 2003; Jewitt & Kress,

2003; 정현선, 2005: 312; 정현선, 2007: 100~106; 윤여탁 외, 2008: 24~31). 복합

양식 문식성은 복합양식 텍스트에 호응되는 것이다. 복합양식이란‘표상의 양식’이 복합

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즉 복합양식 텍스트 안에 글과 그림, 동 상, 음성 언어, 문

자 언어, 음악. 음향, 그래픽 등의 표상 양식들이 복합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복합양식

문식성은 읽고 써야 할 텍스트가 여러 의미 표상들이 복합되어 있음으로 해서 독자로 하

여금 지식(의미) 네트워킹을 이루도록 요청한다. 인터넷 공간에서 지식 융합을 효과적으

로 기할 수 있음을 전제로 성립되는 것이다. 비교적 단순한 복합양식 텍스트로는 그림책

이 있다.

오늘날 스마트 교육에 동원되는 텍스트들은 복합 양식 문식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또

2) 교육과학기술부(2011), 스마트교육 추진 전략 실행계획, 교육과학기술부 1-105.

32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스마트 교육의 과정에서 학습자기 찾아서 읽고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 자체가‘복합양식

텍스트(multimodal text)’의 이해를 강조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결국‘표현과 소통의 도

구’로 미디어를 바라보는 관점을 독서교육 전반에 요청하게 될 것이다.

2. 읽기 행위의 모드(mode) : 미디어 생태에서의 읽기 지형과 범주

2.1 상황적 읽기 VS 도야적(陶冶的) 읽기

다매체 환경 속에서 일상의 생업이나 과업들이 더욱 섬세하고 정 하게 분화되고, 그

것을 수행하기 위한 지식 기술의 소통은 물론이고 인간 인간의 업무적 소통도 현저히

늘어나게 된다. 이런 모든 상황과 과정에서 읽기의 과업이 불연속적으로 요구된다. 일과

의 부분을 스마트 폰이나 인터넷 접속으로 수행해야 하는 경우의 생활 패턴을 가지고

현 인들에게는 자신들의 읽기가 일상생활의 상황 맥락에 결부되어 있다. 이런 양태의

독서는 부분 현실의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것이다. 상황이 독자와 텍스트를 맺어주는

것이다. 실제로 여가의 상황, 화의 상황, 협상의 상황, 보고 또는 프레젠테이션의 상

황, 설득의 상황, 자격을 취득하는 상황 등등이 모두 상황적 읽기의 패턴에 속하는 것이

다. 전통적인 독서 문화나 독서 가치로는 이들을 독서의 역에 포함시켜 주지 않았었

다. 그것은 이런 범주의 읽기에서는‘독서하는 자아’를 제 로 구축하기 어려웠고 오로

지‘상황적 자아’만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들 범주의 독서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빈약했었다.

전통적인 독서 문화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오던 것은 가치 있는 지식 습득으로 존재의

정신 내면을 갈고 닦는 독서, 즉‘인격 도야를 위한 읽기’이었다. 이는 독서 주체가 지

신이 수행할 독서의 과업과 텍스트를 주제적으로 선정하고 읽기 과정을 강력한 초자아로

써 통제하는 것이었다. 어떤 현실적 상황이 오더라도 이 텍스트 읽기의 기획이 방해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탈상황적 읽기라 할 수 있다. 독서 과정 내내 독자의 자유 의지에 따라

또는 교양 의지(도야 동기)에 따라 독자가 텍스트를 일관되게 지배하고 텍스트의 의미를

지연하고 유보하는 이른바 반성적 사유를 수반하게 한다. 여기에는 텍스트의 총체성이

세계의 총체성을 담보한다는 독서관이 전제되어 있다. 따라서 텍스트와 독자 모두 독서의

주체와 객체로서 확고하게 고정되어 있다. 상황적 읽기와 현저하게 조되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독자는‘지적 자아’와‘교양적 자아’로서 확실하게 고양되어 있는 것이다.

다매체 환경에서의 독서 행위와 독자의 진화상 | 33

상황적 읽기와 도야적 읽기의 상호성을 잘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도야적 읽기는 실제

적 삶의 실용에서 려나고 있다. 이런 독서를 이상적 구경으로 설정할 수는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날과 같은‘상황의 상호성’3)이 넘쳐나는 삶의 환경에서 평균적 표준의

독서 패턴으로 강제할 수 있을 것인가. 현실에 부재하는 독서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실제로 세계의 총체성을 담보하는 텍스트를 구하기도 만들어 내기도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 20세기 중후반만 하더라도 이러한 독서 범주는 강력하게 권장되고 학

교 커리큘럼에서도 이를 표준형 독서로 삼았다. 오히려 현실의 총체성에 한 인식은 여

러 상황에서 분화된 정보를 빠르게 그리고 량으로 네트워킹하는 과정에서 근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나타나는 상황적 읽기의 폐단을 최소화 하

고, 이것의 바람직한 진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2.2 인지적 발달로서의 읽기 VS 문화적 발달로서의 읽기

독서가 인간 발달에 관여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우

리의 독서 인식 가치에는 약간의 편향이 있다. 즉 독서로 인지적 발달을 기하는 것에는

비중을 적게 두고, 독서 행위가 문화적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며 문화적 발달을 기하는

것이라는 데에 해서는 큰 비중을 둔다. 그런가 하면 전자를 애써 무시하고 후자를 독

서교육의 본령으로 보려는 경향도 있다. 이 역시 편향이다. 읽기 교육 현장에서는 전자

를‘읽기’라 칭하고 후자를‘독서’로 칭해 온 관행이 있다. 어로는 모두 reading이

다. 학교교육에서의 독서지도 부분은 인지적 발달에 관여하는 쪽으로 교육 내용이 구

성되어 있다. 사실 학교 커리큘럼이 감당하는 모든 구체적 교육 내용들은 그 과목이 무

엇이었든지‘읽기’로써 학습이 이루어진다. 문학이나 철학 윤리 과목 등에서 가르치는

읽기 텍스트들이 그나마‘문화적 발달’,‘심미적 발달’, 또는‘사회적 발달’등의 범주

에 있는 발달을 돕는 데에 연계되어 있다.

인지적 발달을 돕는 읽기는 읽기의 기능과 전략을 습득하는 데 초점을 두어 왔으므로

텍스트의 의미 총체를 다루는 데는 상 적으로 미흡하다. 그래서 이를 미시적 독서라고

부르기도 한다. 같은 논리로‘문화적 발달’에 관여하는 독서를 거시적 독서로 부르기도

한다.4) 그런가 하면 전자의 읽기를‘독해’중심의 지도라 하기도 하고 후자를‘독서’

3) '상황의 상호성' 삶과 현실의 상황들끼리 이중 삼중으로 맞물리는 상황을 말한다. 지식이나 경험들도 바로 다가오지 못하고 미디어에 의해서 이중 삼중으로 매개되어서 수용된다. 첨단 디지털 미디어에 의해서 정보와 경험을 수용하여도 '수용 주체'로서의 자아는 최소화 되고 매개에 관여한 상황의 논리들이 의미를 결정하거나 강요한다.

4) 한철우(2011), 거시적 독서지도, 역락. 이 책에서는 미시적 독서로 편향된 학교독서교육의 현실에 대한 각성과 대안적 노력을 보여 주고 있다.

34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본령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어떤 편향이든지 이 양자의 본질을 제 로

이해해 주고 있지 못하다. 본령으로 일컬어지는‘독서’도‘독해’의 내공 없이는 한 걸

음도 나아갈 수 없다. 발표자의 생각으로는 제도 학교는 문화적 총체적 독서에 더 많은

보완을 하고, 학교 밖의 일반 사회에서는 인지적 읽기에 한 이해와 배려를 더 많이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인지주의 화 이론(cognitive film theory)을 통하여 인지적 읽기의 가능

성과 효용을 설명해 보기로 한다. 이 이론은 넓은 의미에서 수용자(독자 포함) 개념이

어떻게 변모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이 이론에 따르면 첫째, 받아들이는 시청각적

정보에 한 수용자(독자, 관객)의 지각에 초점을 맞추고, 둘째, 수용자가 텍스트( 화,

책)로부터 의미를 끌어내기 위해서 이러한 지각들을 조직하고 범주화 하는 방식에 초점

을 맞춘다. 인지주의 화 이론가들은 특정 텍스트( 화)의 내용을 해석하는 데에 관심

을 가지기보다는 오히려 수용자들이 시청각적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고 또한 텍스트로부

터 어떻게 의미를 끄집어내는 지를 이해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 이론의 강점은

철저한 리서치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인데, 수용자의 정서적 요소들이 상 적으로 간과되

고 있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5) 지난 20여 년간 독서교육연구에서 독서 연구가들

이 독자를 초점화 하여 독서를 연구하는 방식도 이와 유사한 궤도를 보여 왔다. 요컨

인지적 읽기와 문화적 읽기의 사이의 개방성이 더 확장되고 양자 간의 상호성을 높이는

독서 방법이 진화되어야 할 것이다.

2.3 독립적(수렴적) 읽기 VS 연합적(확산적) 읽기

읽기를 포함한 모든 언어적 소통에서‘복합미디어 문식성’의 기제가 작용하면서 읽기

의 양태 또한 미디언 간, 또는 텍스트 간, 또는 읽기 기능(전략) 간 연합(융합)적인 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텍스트가 책이라는 형태로 물리적 모습을 지지고 있는 동안은 단

일하고 독립적이지만 일단 독자의 수용 과정 안으로 들어가면 연합적 확산적 의미 작용

이 나타난다.

독립적 읽기는 독서 행위의 상으로 특정의 단일 텍스트를 초점화 하는 읽기이다. 텍

스트의 물리적 온전성을 독서 행위의 온전성과 같은 것으로 인식하고, 독서하는 동안 다

른 텍스트의 개입을 가급적 배제하려는 읽기이다. 독서 상황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하며,

독서에서 얻는 텍스트의 의미를 확정적으로 추구하려는 성향을 띤다. 이는 산업화 시

5) 김시무(2003), 수동적 관객성과 능동적 관객성, 내러티브 7호, 한국서사학회

다매체 환경에서의 독서 행위와 독자의 진화상 | 35

의 독서 모드라 할 수 있다. 한때 국내에서 유명 출판사가 참고서 문제집 브랜드를‘완

전정복’으로 내세운 적이 있는데, 독립적 수렴적 읽기의 모드를 매우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연합적 확산적 읽기는 탈근 의 여러 징후를 반 하는 읽기 모드이다. 이는 텍스트의

불완전성, 독서 상황의 유동성, 독서 방법의 가변성 등의 환경에서 생겨나는 읽기 모드

라 할 수 있다. 무엇이 텍스트를 불완전하게 하고, 무엇 때문에 독서 상황이 유동적이

며, 왜 독서 방법이 자꾸 변하는가. 그것은‘이해 및 표현과 소통의 도구’로 다양한 미

디어들이 등장하고, 그러한 다매체 체제에서 읽기의 텍스트 형질과 읽기의 상황 변인들

이 다채로워졌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텍스트들이 그것끼리 더 확산적으로 연합하고, 수

시로 변하는 독서 전략들끼리 더 융통성 있게 결합한다. 따라서 이러한 읽기는 독립적

읽기가 지녔던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한결 자유로워진다. 그 자유로움이 독서에서의

지식 통섭을 더 강화시킨다. 보다 적극적이고 확산적인 소통 효능을 기 할 수 있게 한

다. 이런 읽기는 독자의 자기 주도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잘 확보되면 생산성 있는

독서로 발전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면 독립적 읽기에 훨씬 못 미치게 된다.

요약하건 현재의 독자들이 지니고 있는 독서 환경은 연합적 읽기의 모드로 형성되

어 간다. 온전한 텍스트를 긴 호흡으로 끝까지 순정하게 읽어내는 독립적 읽기의 방식이

여전히 유효한 구석도 없지 않다. 그러나 현 사회의 독자들은 그런 독서를 일관되게

할 수 있는 조건에서 벗어나 있다. 그 벗어난 조건이 바로 현재의 우리 독서문화의 한

모습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독립적 읽기를 절 규범이나 당위로 강박할 일은 아니

다. 그런 연후에 새로운 독서의 실천 프레임을 학교나 사회가 개발해 내어야 할 것이다.

2.4 구성적(인지적, constructive) 읽기 VS 규범적(계몽적) 읽기

구성적 읽기는 독자의 글 읽는 과정이 글의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이라는 원리로 읽기

를 설명한다. 따라서 텍스트의 의미는 텍스트에 있다기보다는 독자의 심리적 스키마에

의해서 구성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읽기를 이렇게 인지심리학적 바탕 위에서 규정한

독서교육의 원리는 학교교육에서는 제5차 교육과정 시기(1988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구성적 읽기는 읽는 사람을 읽기의 주체로 인정해 주는 데에 그 특징이 있다. 그래서

읽기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 구성하는 주체로서의 독자를 강조하면, 독자의 적

극성은 더욱 강화되고, 읽기는 자유롭고 해방적 읽기의 수준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적극

적 동기로 의미 구성을 하며 읽다보면 독자는 자기가 구성한 의미를 자연스럽게 글쓰기

36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로 수행하는 자리로 나아가게 된다. 이는 물론 구성적 읽기의 이상적인 발달 과정을 보

여 주는 것이다. 의미 구성을 텍스트 차원에서 하느냐, 문장 차원에서 하느냐에 따라 총

체적 독서의 경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미시적 독해 기능을 익히는 데서 그칠 수도 있다.

어쨌든 구성적 읽기는 교조적 가치를 규범적 지식으로 주입받고 독서의 결과를 강조하는

방향으로는 나아가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구성적 읽기’와‘규범적 읽기’는 립되는

쌍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규범적 독서는 독서의 가치를 구성적 경험에서 구하기보다는 하나의 공인된 규범처럼

인식하고, 독서의 방법도 규범의 차원에서 익히고 강조하려 한다. 즉 텍스트의 의미를

텍스트 안에 고정된 절 적 지식으로 보고, 마치 정답 찾기를 하듯 그것을 찾아내는 과

정으로 독서의 과정을 보려 한다. 따라서 독서를 지식 습득의 절 적 통로로 본다. 이러

한 독서 모드는 다분히 근 적 계몽주의 독서관과 상통한다. 독서 자체가 계몽의 기제에

서 이루어지는 가치 있는 행위라는 인식을 내면화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읽기 모드에서는

독서는 곧 인격 수양에 가 닿는 것으로 본다. 이렇게 설명하면 규범적 독서는 쉽게 불식

될 낡은 것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오랜 문화적 전통 속에서 전승되어 온 문화적 원형

내지는 문화적 유전자로서 작용하고 있다. 텍스트를 공급하는 출판문화의 내부 기제에는

규범적(계몽적) 읽기의 요소들이 강하게 남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30세 이하의 인구는 학교교육에서 구성적 읽기의 원리로 독서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우리의 구성적 읽기 속에도 알게 모르게 규범적 읽기의 원형들

이 습합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정답 찾기 문제풀이식의 읽기 교수법이 여전히

지배적인 교실 풍경이 그것을 입증한다.

2.5 미디어 융합의 읽기 VS 탈 미디어적 읽기

미디어 융합의 읽기는 일상의 인터넷 읽기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다만 이런

패턴의 독서가 인지적 수행 수준에서 바람직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더 세심한 통찰이 필

요하다. 미디어 융합의 읽기와 탈 미디어의 읽기는 상호 지양의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긴장은 우리 독서문화의 전체 볼륨과 수준을 높여 주는 것이 되

어야 할 것이다.

예1> 인터넷 ‘펌’ 행위의 읽기 행위적 가능성과 한계 통찰

인터넷의‘펌’행위는 지식공유의 특성을 소화시키는 데 일정한 효력을 지닌다. 네티

즌들은‘펌’에 동참함으로써 다른 이들과의 상호 소통과 문화 전파의 속도를 높이는 데

다매체 환경에서의 독서 행위와 독자의 진화상 | 37

기여한다.‘펌’행위를 통하여 디지털 공간에서의 소외를 이겨내고 소통 주체로서의 존

재감을 유지한다. 또‘펌’의 활성화를 통해서 분리되어 있는 정보들 사이의 활발한 교류

가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 네트워크가 활성화가 되고, 정전의 범주를 확장시키는 효과

를 얻을 수도 있다.6) 그런 점에서‘펌’행위는 기존 전통 독서의 독자에게서 발현되기

어려웠던 역동성을 부여한다.

그러나 이 역동성이 정보와 정보를 단순히 매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아야 한다. 펌이

어떤 생산성과 창조성을 가지는 자리까지 나아가려면‘펌’의 의도와 기획이 일관성 있

어야 하며,‘펌’을 하는 행위가 독자로 하여금 글쓰기를 하는 필자로 나아갈 수 있도록

내적 동기를 강화해 주는 그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이다. 독자가 독자로서 그치지 않고 필

자의 역할을 같이 수행하는 지점, 즉 읽기의 극한은 곧 쓰기로 연결되고, 읽기의 비등점

은 곧 쓰기라는 가능성을 펌 행위에서 개발해 내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미디

어 융합 독서의 새로운 착안점이다.

예2> 미디어 융합적인 표현/이해 가 소통을 위한 소통으로 흘러 일종의 모방적 중

유행으로 그치는 것은 미래의 읽기 문화나 쓰기 문화에 기여하지 못한다. 소통 주체의

진정한 생각과 수용이 방해받을 수 있음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가진다. 제한적

이기는 하지만 탈 미디어적인 사고의 일단을 볼 수 있다.

“저는 SNS는 안 해요. 사실은 안 하는 것과 못하는 것의 중간 정도예요. 뭔가를 바로

바로 보여주고 또 바로바로 말하는 것에 익숙지가 않아요. 저는 무엇이든 생각하고 느끼

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타입이에요. <중략> SNS로 인해 무엇을 보고 자기화

시키는 힘이 줄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무엇이든 간에 자기화 시키는 힘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자신의 생각조차도 정보를 통해서 얻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결정짓거나 합리화 시키는 과정 없이 그냥 휩쓸려 가

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무언가를 끝까지 붙들고 생각해서 스스로 새로운 의미를 얻

어내는 힘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7)

미디어에 융합되는 읽기나 쓰기가 단순히 현 미디어가 지니는 량 전달(mass

communication)의 에너지로만 끌려갈 때, 그것은‘쓰레기 문화(mass culture)’의 흐

름에 휩쓸리기 좋다. 미디어의 공공성(publicity)과 독서가 어떤 지향을 가지고 융합할

것인지에 한 철학과 공학이 함께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미디어 기술에 의해

서 맞춤형 독서의 역이 확장되고, 믿을 수 있는 독서 피드 백 체제가 구축되는 경지를

6) 장창영(2009), '디지털과 정전 개념의 해체', 디지털 문화와 문학교육, 글누림 52-557) 신경숙(2012.1.2.), 신경숙이 알려주는 2012년 타인과의 소통법, yes24 인터뷰 중에서,

38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상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전자 미디어와 전통 미디어와의

상호 보완 역도 꾸준히 새로 생겨 날 것으로 본다.8)

탈 미디어의 독서는 독서 와적인 면에서 계속 관심사로 떠오를 것이다. 그것은 주로

독서 건강과 독서 위생의 측면에서 미디어 중심 독서의 문제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이

는 독서의 본질 문제가 아니면서 본질 문제보다도 더 중요한 이슈들을 독서사회에 제기

하게 될 것이다. 9)

2.6 학습독서 VS 여가독서

학습독서는 일정한 학습 내용(content)을 전제로 하는 독서이다. 따라서 학습독서는

학교 커리큘럼의 교과목 내용들과 깊은 연관을 가진다. 독서교육의 패러다임으로 보면

‘읽기를 위한 학습(learn to read)’에서‘학습을 위한 읽기(read to learn)’으로 나아

가려고 하는 중이다.

여가독서가 반드시 학습독서에 립되는 것을 볼 수는 없겠지만, 일정한 의도의 커리

큘럼 기획에 의한 연속성을 띤 독서가 아니라 여가 시공의 한 측면을 독서가 자연스럽게

들어 와 자리 잡는다는 점에서 학습독서의 자질과는 상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가까지도 장차는 학습사회의 평생교육 공감으로 흡수해 버리려는 움직임도 예견된다.

복지 지향의 측면에서 선진사회는 평생교육과 더불어 학습사회(learning society)를

지향하면서, 학습독서는 사회적 의제(agenda)로 부각되는 단계에 왔다. 이를테면 독서가

8) 이 점에 대해서는 미디어 교육 전문가인 정현선(2012)의 지적이 설득력을 보인다."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부모가 구매자인 유아 도서의 성격 자체가 종이책과 전자책의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유아의 부모는 두뇌 발달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만3세 이하의 자녀가 스마트폰 등 전자매체에서 나오는 전자파에 노출되는 것과 영상매체에 중독될 것에 대해 발달과 건강의 측면에서 염려할 수밖에 없고 또 마땅히 그래야 한다. 따라서 전자파 노출에 대한 염려가 없고 책 읽는 습관을 기르는 데 보다 적합한 것으로 인식되는 종이책은 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 형태의 전자책에 의해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이 공존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는 '아날로그의 장점'과 '종이의 물성'을 살린 종이책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한기호(2001: 245~248)의 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성인 대상의 도서 분야에서 전자책과 종이책의 공존 모델은 '주문형 책(POD: Publish on Demand)'과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커뮤니케이션북스가 대학 강의를 위해 다양한 학술서적의 챕터들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면서 필요한 챕터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주문·제작·판매하고 있는 '맞춤형 교재 서비스' '리딩패킷'(http://www.commbooksrps.com/)과,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리모델링 이후 선보인 '책공방'(절판된 책을 주문형으로 제작해 주는 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9) 유아동의 인터넷 중독률이 7.9%로 성인의 인터넷 중독률 6.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포함하기도 했다(행정안전부․한국정보화진흥원, 2012). 특히 이 조사에서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인터넷 중독률이 9.1%로 비이용자의 6.8%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핵가족 및 1인 가구의 인터넷 중독률이 각각 9.6%와 9.1%로 대가족의 7.1%보다 2.0%p 이상 높게 나타났고, 맞벌이가정 자녀의 인터넷 중독률이 10.4%로 외벌이 가정의 9.3%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등 새로운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어린이들의 미디어에 대한 인식과 이용 태도에 대한 관심이 절실함을 강조하였다. 정현선(2012)에서 재인용.

다매체 환경에서의 독서 행위와 독자의 진화상 | 39

사회적 제도 내지는 사회적 자본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국가 사회적 차원에서 독서의

커리큘럼이 학습 분야별로 개발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문제는 학습독서가 경직되

지 않게 운 되는 데 있어서 새로운 미디어 환경 또는 디지털 스토리텔링 환경과 융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다음의 주장을 경청해 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문학 텍스트는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김유정 문학

촌’의 프로그램은 생성 텍스트의 표적 모형으로 평가할 만하다. 문학 수업에서 이루어

지는 김유정 텍스트에 한 창의적 교수 학습 모형은 이곳 문학관에서 실연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소설 입체낭독, 역할극, 그림으로 바꾸어 표현하기, 작품과 연관된 다양한

민속놀이 등을 한다. 이런 프로그램 자체가 새롭게 생성되는 김유정 텍스트이다. 텍스트

가 고정형으로 굳어지는 것이 아니라, 활동형으로 시시각각 변주되어 가는 것이다.”10)

문학텍스트 읽기와 문학관 읽기가 융합하는 것으로서, 디지털 미디어와 전통 문학 읽

기가 공조하는 시스템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또 이 경우는 여가독서와 학습독서가 강한

상호성을 띠고 만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렇듯 생성 텍스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김유

정 독자로 포함해야 하는 읽기 환경을 맞이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독서 행위의 완전성의

문제가 생긴다.‘제 로 읽었느냐’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구성주의 독서 행위에서는 완

전성보다는 수용 과정의 역동성이 더 중요하게 고려된다. 독서 행위의 가치를 읽고‘무

엇을 알게 되었느냐’에 두기보다‘어떻게 알게 되었는지’에 더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학습독서를 지배하는 방법적 원리를 무엇으로 삼느냐는 문제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2.7 원심적 읽기 VS 심미적 읽기

일찍이 독자반응이론의 주창자인 로젠블렛은 문학 독서를 수행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원심적 읽기(efferent reading)과 심미적 읽기(aesthetic reading)를 제시하 다

(Rosenblatt, 1991). 이는 독자가 글을 읽는 동안 자신이 갖는 관심의 무게 중심이 어디

에 놓이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독자의 글 읽기 방식을 말한다. 원심적 읽기는 글을 읽으

면서도 정보 획득이나 내용에 한 문제의 논리적 해석에 무게 중심을 두는 읽기 방식이

다. 심미적 읽기는 미적 요소에 한 감흥에 중점을 두는 것인데 글을 읽는 동안 독자의

관심이 자신의 내부 감성 역으로 이동하며, 독서 과정에서 재창조되는 의미나 정서에

10) 윤재웅(2009.4), '문학관과 디지털 스토리텔링', 2009 봄 한국서사학회 학술대회 논문자료집

40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더 주의를 기울이는 읽기이다.11)

원심적 읽기와 심미적 읽기는 문학/ 비문학 텍스트에 의해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관심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즉 독자의 입장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텍

스트가 무엇이든지 간에 두 가지 읽기 방식이 모두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심미적

읽기에서도 지시적 또는 인지적 요소를 포함할 수 있으며, 원심적 읽기 안에서도 심미적

요소를 포함할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는 독서의 양태가 다양한 변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종래에 심미적 읽기와 원심적 읽기가 이항적 립의 구조가 선명했다면 앞으로의 독서에

서는 이들 두 양태가 구분 없이 뒤섞이거나 독자의 내부에서 더욱 강한 상호성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심적 읽기의 수요가 팽창하고, 심지어는 심미적 텍스트에 해서

도 원심적 읽기의 요청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는 모든 정보성에

한 수요가 계속적으로 창출되면서 그 향으로 문학텍스트까지도 정보 지식의 소스로 활

용하는 사례가 더 많이 질 것으로 보인다.‘문학의 사양’은 정보성 우위의 후기 정보화

사회가 모든 텍스트를 정보의 블랙홀로 불러들여 새로운 용도로 변용하는 시키는 과정에

서 문학의 예술적 독자성은 적어도 중 사회에서는 현저히 위축되는 데서 나오는 것으

로 보아야 할 것이다.

3. 독자의 진화

독서 모드의 다양한 변이에 따라 독자도 진화한다. 먼저 고급독자와 일반 독자의 구분

이 이전 시 만큼 첨예하게 부각되지는 않을 것이다. 고급독자는 독자에 한 독자 의식

을 상위 인지적(meta cognitive)으로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고급독자는 독자의 유형에

해서 일종의 준거를 자기 나름 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준거들이 다원화 되고

각기 상 적 의미를 지니면서 고급독자와 중 독자의 경계가 해체되는 모습을 볼 수 있

다. 또 우리 사회 전체가 지적 교육 수준이 빠른 속도로 균질화 되고, 민주화라는 요인

까지 함께 작용하 기 때문으로 본다.

독자 유형에 한 고찰이라는 것도 물론 사회 문화적 맥락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근 라는 시 적 문화적 공간과 탈근 정보화 사회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1930년 에 구체화 되어 20세기 후반까지 향을 준‘독자중심이론’은 문예학을

중심으로 하는 비판 담론들 속에는 큰 환 을 받지는 못했으나 문학을 중심으로 한 독서

11) 이경화(2003), 읽기교육의 원리와 방법, 박이정, 305-309면 참조

다매체 환경에서의 독서 행위와 독자의 진화상 | 41

문화의 시스템이 달라져야 한다는 인식에는 체로 동의한다.

독자중심이론은 문예학의 연구범위를 확장시켜 문학을 중매체와의 연관 속에서 살펴

볼 필요성을 제기하 지만, 문학의 유통과 소비가 자본의 논리에 의해 규정되는 소비 사

회의 역풍을 내면화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문화 산업과 자본의 이데올로기를 극복하

면서 문학의 깊이를 심화하고, 동시에 그 폭을 넓혀야 하는 이중적 과제에 직면할 것이

다. 이를 위해 독자중심이론은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독자 개인의 심리적 환경에 관심을

집중하기보다는 독자가 속해 있는 실제적인 문화 환경과 사회적 조건에 한 탐구로 시

선을 옮겨야 할 것이다. 문예학은 텍스트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문학과 관련된 시스템 전

체를 관심의 역으로 끌어들이고, 이 관심을 문학, 나아가 문화 시스템 전체의 은폐된

이데올로기를 폭로하는 방향으로 심화되어야 할 것이다.12)

읽기의 문제가 교육 제도 안에서 다루어질 때는 독자중심이론은 훨씬 더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접을 받았다. 그러나 읽기를 문학으로 국한시키는 것을 전제로 한 비판적 담

론들의 경우, 문예학의 패러다임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면이 보인다. 이를테면 책의

변모와 독자의 변이 속에서 독서의 방식을 세 가지의 계보학적 유형으로 분류하여 그것

을 각각‘반성적 독서’,‘쾌락적 독서’,‘분열적 독서’등으로 나눈 경우가 바로 그것

이다.13)

반성적 독서를 한국 사회의 근 적 공간과 결부하여 설명하고,‘분열적 독서’는 탈근

의 코드에 접속된 것이라 설명한다. 반성적 독자를 근 계몽의 의식에 가 닿아 있는

것이라 한다. 그러나 탈근 사회에서 분열된 주체(독자)는 자기 자신을 지배할 수 없다.

책의 세계와 자신(독자)의 세계가 철저히 분리되는 독서를 한다. 저자와 독자는 무수히

많은 기호와 코드로 나누어져 있고, 그들 또한 숱한 기호 중의 하나이다. 그들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자신을 정당화 할 근거를 잃어버렸다. 자신을 거머쥘 수

없는 주체가 되고 만다. 이런 설명은 현실의 구체적 독자를 들여다보았다기보다는 문학

예술가들 특히 시인들의 시 쓰기 작업에서 상정된 이상적 독자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얻

은 개념들이다.

요컨 ‘문학(책)의 물적 토 ’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뿐 아니라‘문학(책)

시스템’의 변이를 겪고 있는, 그런 시 를 살고 있다는 점을 시론으로 논증하는 것이다.

이는 다분히 고전 문예학의 관점에서 구분된 독자의 모습이다. 후기정보화 사회의 스마

12) 고인환(2003), 독자중심이론의 영향과 과제, 내러티브 7호, 한국서사학회13) 김용희(2003), 독서 공간 안에서 독자의 계보학적 유형에 대하여, 내러티브 7호, 한국서사학회

42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트 시 가 보여주는 실제적인 구체적 독자군의 모습을 사회과학적 방법으로 포착하는 노

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시 에 와서 텍스트 읽기의 내적 역동성이 확 되었고, 그 맥락에 독자의

위상이 놓여 있음을 인식하는 것은 거의 공유된 인식으로 받아들여진다. 다음의 진술이

그러하다.

예전에 텍스트의 기원이고 의미의 원천이며 해석의 유일한 목표 던 저자가 죽었지만

텍스트 속의 활력은 더욱 넘친다. 독자는 다양한 의미가 산출되는 다차원적인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만든다. 따라서 독자들의 기호나 마음가짐에 따라 텍스트의

최종 의미가 바뀌기도 한다. 물론 저자의 노회한 전략이 번뜩이는 텍스트들이 적지 않

다. 하지만 그것 또한 독자들의 상상력을 요구하고‘에로스적인 떨림’을 기 한다면 얼

마든지 용납될 수 있다. 이제 독자는 텍스트 안에 숨어 있는 모순, 틈새, 부재 따위를

발견하여 텍스트라는 기계를 작동시킨다. 그것은 구조적으로는 텍스트의 문제점을 알려

주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텍스트를 작동시키는 계기를 제공한다.14)

미래의 독서사회가 요구하는 가치 있는 독자의 모습은 통섭과 융합의 지식 문화를 주

동적으로 만들어 내고 이끌어 갈 수 있는 독자 상이다.‘스마트 시 ’로 표상되는 디지

털 미디어와 복합 정보 통신의 소통 환경에서 독서는 다양한 모드들로 분화된다. 동시에

다시 그것들이 상호 융합하고 통섭하는 구도 속에서 독자의 능동성과 소통적 역량을 요

청할 것이다.

따라서 미래지향의 독자는

1) 독서의 목적과 수단을 순환적으로 구성하는 독자,

2)‘수신(읽기) - 발신(쓰기)’을 융합하는 독자,

3)‘상황 - 읽기’를 역동적으로 수행하는 독자,

4) 텍스트와 디지털 미디어의 상호성을 살리는 독자,

5) 네트워킹과 지식 연합(association)의 독서를 실현하는 독자

등으로 제시해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독자의 정체가 존재 차원에서는 다원적이고, 인식 차원에서는 주체적이

고, 가치 차원에서는 소통적(상호적)이라는 점이다.

14) 김인호(2003), 독자와 탈이데올로기, 내러티브 7호, 한국서사학회

다매체 환경에서의 독서 행위와 독자의 진화상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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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발표3

디지털시대, 도서관의 도전과 과제 - 이정수(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장)

디지털시대, 도서관의 도전과 과제 | 47

디지털시대, 도서관의 도전과 과제

이정수 (서 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관장)

1. 머리말

2012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한‘독서의 해’로, 현재 다양한 독서진흥정책이 펼쳐

지고 있다. 그러나 이른바 디지털시 로 접어들면서 기존의‘책 읽는’문화에 변화가 일

고 있다. 또한 종이책 중심의 도서관 서비스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2010년 국민독서

실태에 의하면 전자책 이용률은 성인 11.2%, 학생 43.4%로 전년도에 비해 성인은 2배,

학생은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전자책의 이용은 젊은

세 를 중심으로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사람들의 독서행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1)

국내의 경우 2010년 이후 인터넷 서점을 중심으로 전자책 출판 증가, 전용 단말기 개

발과 활발한 마케팅에 힘입어 전자책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 본격적으

로 출판사가 직접 전자책을 출판하려는 움직임이 있다.2)

따라서 도서관은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처해 나가야 할지를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되었다. 이에 따라 책과 독서가 어떻게 유기적인 발전을 해왔는지를 살펴보

고, 오늘날의 책의 의미와 미래의 도서관이 나갈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2. 책과 독서는 어떻게 발전해왔나?

책이라는 말은 라틴어의 liber에서 유래했는데, 이는‘목재와 표피 사이의 얇은 껍

질’을 뜻한다. 그리스어로 책인 biblion의 어원은 파피루스이며, 어의 book, 독일어의

1) 문화체육관광부. 2010년 국민독서실태조사. 2) 2012년 4월 6일자 경향신문 "2012년 전자책 원년 되나…300여개 출판사 뭉쳐 전자책 직접 만든다"

48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buch, 러시아어 bukva는 beech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는 책이란 나무에 문자를 새겨

넣은 것을 말했다. 자신들의 환경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재료인 식물을 사용한 문자

저장장치를‘책’이라고 명명했으며, 책은 결국 물질적 재질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을 알 수 있다.3)

책의 형태는 고 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문자문화는 기록문화를 탄생

시켰으며, 지식층이 권력을 장악하게 하고 계층을 분화시켰다. 고 의 파피루스는 5~10

미터 길이의 두루마리로 한 방향으로 작성되었으며, 독자들이 오른손으로 펼치며 읽어가

도록 여러 단으로 정리되었다. 헬레니즘 시 (B.C. 3세기초) 알렉산드리아도서관은 학자

와 문인을 위한 장소인 동시에 왕조의 위 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 다.

1세기 말에 등장한 코덱스형 책은 책 읽기를 더욱 수월하도록 고안되었다. 코덱스 책

이 등장함에 따라 5세기경 두루마리 책은 사라지게 되었으며, 이로써 독서 습관에 큰 변

화가 일어났다. 책장을 넘기며 독서하고, 페이지를 찾아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또

한 명상적인 독서행위가 이루어졌다.

중세의 독서문화에 큰 변화를 일으킨 것은 학이다. 중세 후기 학에서 학문 연구가

활발해지자, 학도서관이 책의 장소이며 독서의 공간이 되었다. 이 무렵의 책은 종교적

내용보다 현실적 진리를 전하는 내용을 담았다.

15세기 중엽 활판인쇄기술이 발명되면서 책의 량 제작이 가능해지자 책값이 저렴해

지고, 학문의 방식도 달라졌다. 여러 사상과 분야가 결합하여 새로운 사상체계가 성립되

었고, 과거의 지식은 새로운 지식과 통합되고 체되었다. 또한 인쇄술은 책과 독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우선 텍스트의 보존력이 향상되었다. 과거에는 지식의‘보존’

이 책을 읽는‘이용’못지않게 중요했으며, 경우에 따라 보존이 이용보다 우위에 있었

다. 그러나 인쇄술의 발명으로 독서가 더 의미있게 되었다. 소수가 독점하던 지식정보가

다수에게 확산되어, 책은 누구나‘읽을’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일반적 독서문화는 인쇄술이 발명된 지 300년 후인 18세기에 기틀을 잡을 수 있었다.

이 시기에는 지식층이 두터워졌으며 작가, 독자, 출판의 3자 구조가 구축되었고 독서 행

태는‘정독’에서‘다독’으로 변하 다. 또한 새로운 교양시민으로 여성이 편입되면서 독

서집단이 커졌다. 독서방식은 더 정서적이고 개인적 행위로 변하 으며, 독서조합을 조

직하여 시민독서 중의 확 를 촉진하 다. 독서조합은 남성중심의 엘리트 그룹이었으

며, 하층민과 소시민들은 회원제 도서관을 이용하게 되었다.

20세기 중 문자교육 캠페인이 세계적으로 행해지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독서를 강

화하는 프로그램이 추진되었다. 노인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도 독서에 참여하고, 신

3) 부길만, 『책의 역사』, 일진사. 2008. 20p.

디지털시대, 도서관의 도전과 과제 | 49

문, 정기간행물의 확산과 함께 텔레비전 등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가볍고 개인 중심적이

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읽는 독서법이 확산되기 시작하 다.

전자책의 역사는 1971년 미국의 구텐베르크 프로젝트에서 시작된다. 서양에서 인쇄술의

혁명을 가져온 구텐베르크의 이름을 딴 이 프로젝트는 저작권 시효가 지난 책이나, 저작

권자의 동의를 얻어 다양한 종이책을 디지털화하 다.

2004년 일본 소니사가 세계 최초로 전자잉크 방식의 기기를 내놓았다. 곧이어 미국

도서유통회사인 아마존이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어 빠르게 디지털 콘텐츠를 확보하 으

며, 2007년 전자책 단말기‘킨들’을 내놓음으로써 전자책 열풍이 풀기 시작하 다. 이

에 따라 사람들의 독서행태도 변하 다. 문자 중심의 독서에서 시청각 중심의 독서로,

‘깊은’있는 독서에서‘얕은’독서로, 일방형 독서에서 양방향 독서로 변하고 있다. 즉

깊이있고, 사유하는 느린 독서가 아닌, 즉각적이고, 건너뛰며 보고, 훑어보는 독서의 행

태를 보이고 있다.

3. 지금, 우리에게 책이란 무엇인가?

디지털 미디어의 빠른 발전에도 불구하고 책은 비교적 그 모습과 이용 행태가 유지된

채 그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전자책, 오디오북 등 책의 본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짐에

따라‘책’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책은 거친 것에서 부드러운 것으로, 무거운 것에서 가벼운 것으로, 두꺼운 것에서 얇

은 것으로, 견고한 것에서 유연한 것으로,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고정된 것에서 이동

가능한 것으로 진화해 왔다. 문자저장방식인‘책’이 추구한 편리성과 휴 성은 결국 컴

퓨터의 형태와 저장방식의 발전의 기본이다.

또, 독서의 역사를 볼 때 인간은 책을 형태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모두를 소유하고 싶

어 한다. 책의 소유는 독서를 의미하고, 저자의 생각과 소통하고 생각을 정립해간다.

종이의 내구성은 전자책 단말기보다 못하지만, 책벌레와 먼지, 빛바랜 형태일지라도 인

간의 학문과 역사를 묵묵히 담고 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다매체시 로 접어들면서 책이란 미디어가 더 이상 종이에 머무

를 수 없게 되었다. 전통적인 종이책의 생산과 판매가 감소되고 있다. 인터넷 인프라가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이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전자출판물을 선호하게

되었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뉴스를 검색하여 다시 읽을 수 있고, 논문을 쓰기 위해 도

서관에서 여러 권의 종이책을 찾아 읽어야 하는 수고도 덜게 되었다. 이제 서점에서 어

50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전자책 유형별 이용현황 전자책 유형별 이용의향

학사전이나 백과사전을 찾아보기 어려워졌으며, 사람들은 화면을 마주본 채 글을 읽고

쓰게 되었다. 사람들의‘읽기’행위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전자책 시장은 출판물 유통업체는 물론 단말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들이 치

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또한 2012년부터 출판사 스스로 전자책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전자책 시장은 더욱 확 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전자출

판협회는 국내 전자책 시장의 규모를 2010년 1,975억 원, 2011년 2,891억 원에서 2012

년에는 3,250억 원으로 전망하 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전국 30,000가구 75,658명을 상으로 조사한 2010년 인터넷 이

용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8.8%가 전자책을 이용한 경험이 있으며, 전체 78.7%, 전자책

이용 유경험자의 99.3%가 앞으로 전자책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 다. 전자책

유형별 이용 현황과 유형별 이용 의향을 보면 주로 문학, 만화, 취미․건강, 컴퓨터 ․ 인터

넷, 외국어 ․ 학습 등으로 나타났다. 전자책이 향후 종이책을 체할 것이라는 항목에 전

체 조사자의 38.6%, 전자책이 책 읽는 시간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항목은 34.8%, 전자

책이 업무나 학업을 하는데 유용하다는 34.2%가 그렇다는 답변을 하여 전자책에 해

매우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 2010년 인터넷 이용실태조사로 본 전자책 이용현황 및 이용의향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만12~59세 스마트폰 이용자 4,000명을 상으

디지털시대, 도서관의 도전과 과제 | 51

로 시행한 2011년 하반기 스마트폰 이용실태조사를 보면 다운받는 모바일 앱의 유형은

게임 ․ 오락이 78.6%, 전자책이 19.2%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경우 전자책 앱 다운로드가

16.8%로, 성인의 19.3%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 다. 또 스마트폰 이용자의 15.0%는 스

마트패드를 사용하는데, 스마트패드로는 주로 동 상보기(49.1%)나 전자책, 잡지 읽기

(47.9%)를 한다고 답하 다.

시장조사전문기관 M사가 디지털기기를 보유한 만 19~44세 남녀 1,000명을 상으로

종이책과 전자책 이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 다. 참여자의 63.2%는 향후 전자책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며, 특히 20 초반(55.5%)과 후반(56%), 30 초반(65%)과

후반(67%), 40 초반(72.5%)으로 올라갈수록 동의율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 다.

전자책 시장의 활성화로 개인 독서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 응답은 37.6%, 그렇지 않

을 것이라는 응답이 21.1% 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상 적으로 독서시간이 줄어들 것

이라는 의견이 47.9% 으며, 남성(42%)보다 여성(53.8%)이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독

서시간 감소를 예상하 다.

2011년 한 해 동안 종이책 독서경험은 86.4%, 전자책 독서경험이 59.7%로 높게 나타

났다.전자책 단말기 종류는 스마트 폰 76.4%, 태블릿 PC 23.6%, 전자책 전용 단말기

17.3% 순이었다.특징적인 것은 전자책 단말기 보유자 중 97.1%가 종이책을 읽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책 독서 경험자의 유료 전자책 이용 비중은 16.1%로 미미한 수준이며, 전자책 전

용 단말기 보유자는 유료 이용률이 35.5%로 상 적으로 높았다. 전자책 유료 이용자들

은 휴 성(70.7% 중복 응답), 저렴한 가격(51.2%), 구입 과정의 편리함(33.7%)을 전자

책 이용 이유로 꼽았으며, 주변 환경 향이 적다는 응답(29.3%)도 많았다.4)

공공도서관에서의 전자책 출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서 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은 2011년 12월 31일 현재 전자책 2,523점, 웹 콘텐츠 1,676점을 보유하고 있다. 연도

별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4) OSEN 2012. 3. 8 "전자책 시장 더욱 활성화 될 것, 개인 독서량 증가는 글쎄"

52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연 도전자책 대출 웹콘텐츠 대출

총 계홈페이지 스마트폰 태블릿PC 홈페이지

2005 532 0 0 0 532

2006 1,719 0 0 0 1,719

2007 2,689 0 0 0 2,689

2008 3,859 0 0 0 3,859

2009 3,869 0 0 1,374 5,243

2010 7,982 0 0 1,621 9,603

2011 5,942 3,3105) 33 1,367 10,652

2012.(3월) 2,036 1,417 322 334 4,109

<표1> 서대문구립도서관 전자책 대출현황

개관 이후 홈페이지를 통한 전자책 출량이 증가하다가 2011년 2월에 스마트폰을 통

한 출서비스를 시행하면서 홈페이지 출량은 급격하게 줄었으며, 2012년에는 불과 3

개월만에 스마트폰 1,417건, 태블릿 PC 322건으로 출이 급증하 다. 이로써 도서관

이용자들도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PC에서 태블릿PC로 이용 행태가 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자책은 기존의 종이책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문자의 표현뿐만 아니라 그

림, 상, 애니메이션 등의 표현이 가능하고 하이퍼링크, 하이퍼텍스트로 검색이 용이하

며 저장매체의 용량도 크다. 전자책 전용단말기 등 기기도 기능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 전자책으로 인해 직장인 등의 독서량 증가 효과를 보고 있으며, 독서 만

족도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다.

전자책의 눈부신 발전에 응하여 종이책의 존속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에너 퀸

들린6)은 종이책이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이유로 읽을 때 느끼는 촉감의 쾌감을 들었

다. 또한 매체 발전의 역사는 종이책이 원래 가지고 있는 특성을 닮아가기 위해 노력해

온 역사이므로 종이책은 이미 지금의 뉴미디어의 특성을 골고루 갖추고 있으므로 종이책

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 다.‘종이책 읽기를 권함’의 저자 김무곤은 종이책

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았는데, 그 이유로 작은 크기, 충전이 필요 없는‘무한 에너

지’, 개인매체(personal media), 어떤 콘텐츠도 다 담을 수 있는 콘텐츠의 다양성을 들

고 있다.7)

5) 2011년 2월 25일부터 12월 31일까지임. 6) Anna Quindlen, 미국의 작가이자 칼럼리스트. 7) 김무곤. 『종이책 읽기를 권함』, 더숲. 2011. p.84.

디지털시대, 도서관의 도전과 과제 | 53

4. 미래의 도서관, 미래를 만드는 도서관

시 적 요구에 의하여‘책’은 변하고 있다. 종이로 만나던 책에서, PDF와 e-PUB로

만나고 오감과 상호작용으로 펼쳐지는 멀티미디어 책으로 발전하여 앞으로는 모든 매체

를 융합하여‘책’이라는 미디어의 르네상스 시 가 열릴지도 모른다.

이처럼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도서관의 장서개발정책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전자책 시 의 도서관은 출판사와 이용자의 중개 역할의 비중이 낮아질 것이다. 이제는

도서관 이용자의 선호도에 따라, 계층에 따라, 주제에 따라 종이책과 전자책의 수서 비

중을 어떻게 할 것인지, 나아가 사람들의 독서행태를 어떻게 바람직하게 이끌어가야 할

것인지에 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

한 일간지 기사에 따르면 스마트기기의 유아용 교육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한글을

배운 아기들이‘터치’에 익숙해져 아무리 그림이 많아도 반응이 없는 종이책을 멀리하

는 바람에 그 부모들이 아이가 책을 읽지 않을까봐 걱정한다고 한다. 이 기사에 따르면

미국의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PLos One’은 2011년 6월 성인을 상으로 한

실험에서 스마트기기에 중독되면 느리게 변화하는 현실에 무감각해지는‘팝콘브레인’8)

으로 뇌구조가 바뀐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고 한다.9)

2011년 6월 29일 교육과학기술부 및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통령에게『스마트교육

추진전략』을 보고하면서‘스마트교육을 통한 교실혁명’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디

지털교과서 개발 및 적용, 온라인 수업 활성화 및 교육콘텐츠 자유 이용, 안전한 이용환

경 조성을 위해 2015년까지 총 2조228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예는 우

리 사회가 얼마나 사회 정책적으로 과도하게 디지털 중심의 문화로 재편하고 있다는 것

을 보여주는 것이다.

종이책으로 표되는 문자(활자)문화의 퇴조는 우리 사회 전반의‘팝콘브레인’현상을

불러오고 있다. 현실을 깊이 고찰하려는 노력,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비판하는 능력

을 키우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들

이 종이책을 통하여 장문의 텍스트를 이해하는 문해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따라서 국가적, 사회적으로 독서문화의 중요성에 한 인식을 향상시키고 구체적인 전

략,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고양이 학살’의 저자 로버트 단턴은‘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에’

8) 팝콘처럼 튀어오르는 것에는 반응하지만 느리게 변화하는 실제 현실에는 무감각해진 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활용한 멀티태스킹에 익숙해지면, 뇌의 생각 중추인 회백질의 크기가 줄어들어 이 같은 뇌로 변함.

9) 2011. 11. 9 경향신문 기사 "스마트기기로 한글깨친 아이들" "종이책 싫어"

54 | 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정보시 의 다섯 가지 신화’를 기고하 다.10) 그 신화 중의 하나는‘책은 죽었다’

이다. 그러나 그는 전세계적으로 약1백만 권의 신간이 출판되며 신간출판의 양은 꾸준히

늘고 있고 있으므로 이 신화는 틀렸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또 하나는 많은 자료들

이 디지털로 변환되고 있으므로 도서관이 더 이상 쓸모없다는 신화이다. 그러나 이것은

도서관이 단순히 책만 있는 곳으로 여기는 사람들에 의한 착각이다. 도서관은 책과 책,

사람과 사람 그리고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곳으로 사회적 관계의 가치를 말하는 사회자본

이 만들어지는 곳이며, 세상이 디지털 세계로 바뀔수록 도서관은 더욱 중요해진다고 말

하고 있다.

전자책, 오디오북 등으로 도서관 이용자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오늘날

도서관에 한 시민들의 기 와 이용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도서관은 책을 통하여 민

주적이며 주체적 시민을 길러내는 민주주의의 요람이다. 시민들에게 양서를 제공하고,

함께 토론하여‘비판적 사고력’을 가지고 주체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민주시민을 키워내

는 것이 바로 도서관의 역할이다. 미래의 도서관 역시 다르지 않다. 따라서 도서관은 우

리 사회의 디지털 시 로의 발 빠른 이행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로 하여금 깊이 있는 독

서, 집중하는 독서를 권해야 할 것이다. 이용자가 꿈꾸는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가장

문턱이 낮은 시민의 학, 시민의 지적 인프라로서의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다.

5. 맺음말

현재 우리 사회는 스마트기기에 중독되어 가는지 모른다. 우리의 뇌가 팝콘브레인이

되어 당장 눈앞에 있는 현상을 그저 있는 그 로 받아들이는 사고력 결여의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누가 넘쳐나는 자료의 홍수 속에서, 인터넷 미로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진짜

지식과 정보의 세계로 이끌 것인가? 그 답은 바로 도서관에 있을 것이다.

2012년은‘국민독서의 해’로 바람직한 독서문화의 정착과 확산을 위한 사업이 다양하

게 펼쳐지고 있다. 독서문화의 정립과 확산을 제 로 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정책과 꾸

준한 실행이 필요하다. 독서인구의 저변 확 와 함께 좋은 책을 읽고 서로 나누는 독서

문화가 요구된다. 독서가 단지 개인의 취향과 지적 역량을 키우는 것에서 벗어나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며 미래 인재를 키우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민국 방방곡곡 책

을 읽는 소리가 들리도록 지역 사회 전반에 독서 문화를 확산시키고, 바람직한 독서시장

을 만드는 일에 바로 도서관이 앞장서야 한다.

10) "5 Myths About the 'Information Age'" Robert Darnton 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 2011, 4.17

디지털시대, 도서관의 도전과 과제 | 55

참고문헌

김무곤.『종이책 읽기를 권함』더숲. 2011

로제 샤르티에, 굴리엘모 카발로 저, 이종삼 역.『읽는다는 것의 역사』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 2006.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2011년 하반기 스마트폰 이용실태조사』한국인터

넷진흥원. 2012.

부길만.『책의 역사』일진사. 2008.

사사키 도시나오 저, 한석주 역.『전자책의 충격』커뮤니케이션북스.. 2010.

한국인터넷진흥원.『2010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한국인터넷진흥원.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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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시대, 책이란 무엇인가

2012년 4월 18일 인쇄2012년 4월 20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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